옛「페르샤」영화를 한눈에… 이란의「보석전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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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프랑스」작가「모파상」은 그의 단편『진주목걸이』에서 보석에 얽힌 한 여인의 박정한 일생을 생생하게 보여 주었다.
여인들은 대체로 그만큼 보석을 선망하고 또 보석에 무력하여 일생을 그르치기도 한다는 것은 비일비재한 일이다.
그러나 아무리 보석광인 여자라 한들「이란」의 중앙은행지하실「보석전시장」을 한번쯤 구경만 하고 나온다면 보석이 마치 유리처럼 느껴 질 것이라는 것이 이곳을 관람한 사람들의 공통된 느낌인 듯 하다.
이「보석전시장」은 마치 사탕수수공장에 들어선 느낌과도 같을 만큼 보석이 지천으로 쌓여 있는 세계 최대 최고의 보석수집처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대야만큼씩이나 큰그릇에 각종 보석이 수북히 쌓여 있고 왕관·옥좌·어의·왕검 등에 박힌 보석들이 오색찬란한 빛을 2백여 평의 온 장내를 휘황하게 비춰 준다.
「핑크」색으로는 세계 최대라는 1백82「캐러트」짜리「다리야·이·누르」라는 이름의「다이어먼드」, 그리고 굵은 포도알 만큼이나 큰 각종「다이어먼드」앞에선 성장한 귀부인들이 자신의 반지를 슬그머니 빼어 감추는 광경을 흔히 볼 수 있다. 밤톨만한 진주들이 그릇마다 가득히 담겨있는가 하면 진귀한 빛깔의「새파이어」와「루비」, 그리고「에머럴드」등 각종 보석이 수없이 많은 그릇에 수북하게 쌓여 있어 마치 옛「페르샤」의 영화를 한눈에 보는 듯하다.
여기에 세계에서 가장 많은 보석으로 만들었다는 옥좌·어의·왕관 등이 있고 각종 그릇은 물론 심지어 망치에까지 온갖 보석으로 정교하게 장식되어 있다.
이와 같은 보석수집은 수 천년의 역사를 갖고 있지만 본격적인 수집은 국력이 사해로 떨쳤던 16세기 이후의「사라비드」왕조, 특히 보석이라면 전쟁까지 불사했다는「나디르」황제의 공로였다고 한다.
「나디르」황제의 이 같은 공로는 그의 사후 만들어진「나디르」왕좌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나디르」옥좌는「루비」와「에머럴드」등 무려 2만6천7백33개의 각종 보석으로 박혀있다. 높이2m17㎝의 세계적인 걸작품인 이 옥좌는 그가 보석을 얻기 위해 전쟁까지도 벌였던 일면을 잘 말해준다. 또 1889년에 제작된 지구의는 자그마치 5만1천3백66개의 보석에 1만8천2백「캐러트」라는 어마어마한 것.
현「팔레비」왕의 선왕대관식 때 만든「팔레비」왕관도「다이어먼드」만으로도 3천3백80개에 1천1백44「캐러트」, 무게가 2천80g이나 되는 초 호화판이다.
따라서 이 전시실을 한번 관람한 사람들은 보석 때문에 남편을 괴롭히는 여인들에게는 보석을 유리처럼 생각하게 할「특효약」으로 이곳을 곧잘 꼽는다는 뒷 얘기가 있다. 【테헤란=이근양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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