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지원을 받아 최근 '강원의 설화'1.2권을 펴낸 최웅(57) 강원대 국문과 교수. 그는 "2003년부터 2년간 제자들과 함께 강원도 내 11개 시.군을 구석구석 돌며 수집한 설화 2400여편을 담았다"고 했다.
"집집마다 찾아가 노인들을 붙잡고 '재미있는 옛날 이야기 하나 해주세요'라며 매달렸어요. 기억을 잘 못하는 분도 있고 발음이 정확하지 않은 분도 있어 쉽진 않았습니다." 최 교수는 "그래도 어쩌다 기억력이 좋아 설화를 20여 편이나 술술 풀어내는 노인을 만나는 날이면 신바람이 났다"고 했다.
최 교수는 1983년 학생들의 학술답사를 지도하면서 강원도 설화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95년에는 강원 북부 남북한 접경지역의 설화를 조사하기도 했다. 이런 인연으로 이번에 강원도 설화집 발간을 맡았고, 최 교수 자신도 춘천과 원주지역을 맡아 지난 2년간 매 주말 노인들을 만나 설화를 채록하고 정리했다.
앞서 2002년엔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용역을 받아 강원도 설화 2200여 편을 발굴했던 최 교수는 올해 말까지 강원도 해안 지역의 7개 시.군을 추가로 답사해 1000편 이상의 설화를 추가로 수집할 계획이다.
"책으로 낸 것까지 합쳐 총 6000편의 강원 설화를 캐내는 셈이죠. 이들 설화에 고유번호를 부여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뒤 본격적인 분석과 연구를 할 생각입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강원도를 상징할 수 있는 문화상품도 만들어볼까 해요."
최 교수는 북한의 강원도 지역에 대한 설화 조사에도 욕심이 난다고 했다. 그는 "직접 조사가 어려울 경우 북한쪽 전문가들이 대신 조사하도록 요청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춘천= 이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