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회고록(장리욱 저)-진실과 의지의 인간역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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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어떤 사람은 타인의 손을 빌어 자서전을 쓰게 할 때 지나친 과장, 심지어는 허세에 가까운 사실을 가필함으로 써 독자의 냉소나 불쾌감을 자아내는 수가 있다.
장 박사 성격 중에 모 범할 만한 점이 많지만 그 가운데서도 진실을 생명같이 귀중히 여기는 성품이다.
그의 자서전도 역시 한줄의 과장도 없는 사실그대로다..
장 박사는 한말에 태어나 일제시대에 청소년기틀 맞이하여 일제폭정아래 흔히 볼 수 있었던 좌절감에 눌려 위축될만한 환경에서도 만난을 물리치고 대성할 수 있었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의 굳은 의지는 청운의 꿈을 성취시키고야 말았다. 이런 역정은 독자의 심금을 울려줄 만하다. 더우기나 청년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될 줄 믿는다.
장 박사가 대성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도 본인의 끊임없는 수양과 노력의 결과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그의 인격형성과정에 도산(안창호 선생)의 영향력도 컸던 것이 사실이었다. 기록에서 보이는 대로 몇년동안 도산 선생을 모시고 미주에서 흥사단을 함께 하였다. 언행일치, 사고의 합리성, 철두철미 순수한 애국애족심의발로는 그분을 접하는 사람들에게 무한한 감화력을 준다. 기독교 역사에 나오는 「예수」님의 제자 중 「베드로」나 「바울」유교에 나타나는 공자의수제자 안 회가 있었듯이 장 박사는 도산이 가장 사랑하던 수제자였다.
이는 장 박사 자신도 시인할 줄 안다. 장 박사가 교육학을 전공한 것도 도산 선생께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기 때문에 그의 뜻을 존중하게 여기는 의미에서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아뭏든 장 박사의 성격 중 진보·책임감·애국심·원만한 언행·불의와 타협할 줄 모르는 강직한 그 모습은 혼탁한 우리 모두, 특히 청년들이 본 할만한 명사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그의 필치는 독본의 취미를 더 한층 자아낸다. 【이용설<전「세브란스」의대학장·현 흥사단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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