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공 회담·「포드·독트린」내용 설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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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정희 대통령은 9일 상오 10시부터 낮12시까지 2시간 동안 「필립·하비브」 미국무성 동 「아시아」태평양지역담당 차관보로부터 「포드」대통령의 중공 「인도네시아」 「필리핀」방문 결과와 「포드」 대통령이 「호놀룰루」에서 밝힌 「신태평양 독트린」의 배경을 설명 들었다.
김성진 청와대 대변인은 「하비브」 차관보의 청와대 예방이 끝난 뒤 「신태평양 독트린」은 미국이 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로 「아시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기여하고 태평양 국가로서 계속 역할을 다하겠다는 결의의 표시이며 특히 대한 공약을 확고히 준수하겠다는 재확인이라는 점을 「하비브」차관보가 명백히 설명했다』고 발표했다.
고위 소식통은 「포드」 대통령이 중공 방문 때 모택동·등소평 등 중공 지도자와 만나 한반도 문제 해결에 있어 한국의 참여 하에 한반도 문제가 해결돼야 하며 한국의 참여 없이는 어떠한 대화도 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입장을 중공측에 명백히 밝혔음을 「하비브」 차관보가 박 대통령에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미국의 이 같은 기본 입장에 대해 「포드」 대통령이 방문한 「인도네시아」「필리핀」 등 동남 「아시아」 제국의 수뇌층에서도 전적으로 찬성을 표시하고 이를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하비브」 차관보가 보고했다고 전했다.
중공 당국에 대해서도 미국의 한국에 대한 기존 공약을 지키겠다는 미국 입장을 다시 재확인시킨 것 같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하비브」 차관보는 지난 가을 「유엔」총회에서 자유진영측과 공산진영측의 상반된 결의안이 통과된 사태에 관한 미국의 견해를 전달, 두개의 결의안이 통과 됐지만 한국 문제 해결에 아무런 실질적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미국이 재확인했고 특히 기존 휴전협정의 효력·주한 「유엔」군의 지위·미국의 대한 방위 공약 등에 아무런 변화도 없다고 명백히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비브」 차관보는 앞으로 「유엔」 대책은 한·미간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대처해 나가도록 하겠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미측에서 「스나이더」 주한대사, 우리측에서 김동조 외무부장관·김정렴 청와대 비서실장이 배석했다.
김동조 외무부 장관은 이에 앞서 상오 8시부터 1시간 동안 조선「호텔」에서 「하비브」차관보와 조찬을 나누며 회담했다.
김 장관은 회담 후 『「키신저」미 국무장관의 지난 10월 북경 방문과 이번 「포드」 대통령의 중공 방문 결과 한반도 문제에 관해 별다른 상황 진전이 있었던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하비브」 차관보와는 한·미간에 계속 되어 온 공동 관심사에 관한 의견 교환이 있었을 뿐』이라고 말하고 『「하비브」 차관보의 이번 설명이 우리 정부의 내년도 외교 활동 방안 수립에 결정적인 영향은 미치지 않겠지만 상당한 참고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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