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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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랑 유치진씨의 대표적 희곡 『소』가 최하원 감독에 의해 영화화했다. 연극으로는 여러 차례 공연했지만 첫 영화화라는 점에서 색다르다.
이 작품은 일제 치하인 30년대 우리 농민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는 젊은이들의 의지를 묘사한 것이다.
『독 짓는 늙은이』등 몇 편의 영화로써 재능을 인정받은 최 감독은 원작이 지닌 뜻을 충분히 영상화하기 위해 애쓰고 있으나 「페이도스」를 웃음으로 처리한 원작의 기교에 미치지 못한 느낌을 주고 있다. 『이런류의 영화일수록 더욱 교훈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감독 나름대로의 고정관념이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30년대 농촌의 분위기를 재현해 내는데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황해·김희라·백일섭 등 연기진도 비교적 짜임새 있는 연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작고한 허장강씨는 그의 마지막 작품인 이 영화를 통해 비록 단역이지만 구수한 연기를 보여주었다. (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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