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리씨 40년전 작 『바위』 개작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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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진 작가 김동리씨(64)가 24세 때 발표한 그의 초기작이며 대표적 단편인 『바위』를 40년만에 전면 개작 발표하여 문단의 화제가 되고 있다. 36년 5월호에 발표된 원 『바위』와 『독서 생활』 76년 1월호에 발표된 개작 『바위』는 작품의 주제나 전체적인 줄거리에는 별로 차이가 없으나 우선 작품의 분량이 원 『바위』가 38장인데 비해 개작 『바위』는 77장으로 2배인데 다가 첫 부분과 끝 부분을 제외한 모든 순서가 뒤바뀌었고 기술 방식도 서정시적인 암시성에서 산문적인 서술성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전면 개작은 우리 문학 사상 전례 없는 일인데 한동안 작품 활동을 거의 중단해 온 김동리씨는 『대폭적 개작이란 것은 신작보다 훨씬 고된 작업이지만 지금 나는 건강이나 의욕으로나 어느 때보다 왕성한 편이므로 이 시기에 수십 년 별러 오던 과제를 대강이나마 정리하려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김씨는 한번 발표된 작품은 작가 혼자만의 것이 아니므로 작자라고 해서 일방적으로 원 『바위』는 무로 돌리고 개작 『바위』만이 유일한 것이라고 주장할 수 없으므로 『바위』는 원 『바위』와 개작 『바위』의 둘로 병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리씨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달』 『무녀도』 『사반의 십자가』 『해방』 등을 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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