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들춰지는 브란트 과거|여기자의 전기 발간에 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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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워싱턴18일AFP동양】서독 사민당 기관지 포르바에르츠의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여기자 비올라·헬름즈·드라트 여사가 쓴 빌리·브란트 전 서독 수상의 전기『과거의 포로 빌리·브란트』는 발간을 앞두고 저자가 브란트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 외에도 브란트 본인이 이 전기를 스캔들에 굶주린 미국 신문들의 중상모략운동의 하나라고 비난하고 나섬으로써 논란을 빚고 있다.
당 기관지도 그녀에게 해명을 요구했는데 저자는 이 책이 브란트에 대한 지지나 반대를 위해 쓴 것이 아니며 다만 그를 존경해 왔으므로 이 매혹적이고도 복잡한 인간과 그의 생애의 여러 가지 면을 밝히고 작년에 갑자기 수상 직을 사임한 그를 변호하려는 것이 그의 최초의 집필동기였으며 그의 과거를 살피는 가운데 많은 사실들이 밝혀져 있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녀가 이 책 가운데 다룬 브란트의 배경가운데 부정적인 것은 제2차 대전 당시 그가 나치 독일에서 탈출, 노르웨이에 살고 있을 때 노르웨이 국적을 얻었다는 사실. 전시의 OSS(미국의 초기정보기구인 전략정보국)와의 접촉, 그후 미 중앙정보국(CIA)과의 관계 및 그의 남녀애정문제 등이다.
저자는 숨겨진 사실들이 일반에게 공공연히 알려졌다고 해도 그에게 아무런 손상을 주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에 이 책에 대한 비난은 무의미한 것이라고 주장.
한편 워싱턴의 독일전문가들은 이 작품이 탁월한 정치인의 정치적·심리적 근원을 정확하게 파헤쳤다고 평했다.
또 이 전기에는 브란트가 스파이·스캔들에 휩싸여 곤경에 처했을 때 자살할 생각도 했었다고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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