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나쁜 외채 연내로 1억불 상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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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는 국제금융사정이 점차 완화되고 있고 또 국내 외환핍박이 어느 정도 고비를 넘겼다고 판단, 조건이 나쁜 단기외화금융을 약 1억「달러」정도 정리할 계획이다.
정부는 그동안 당장 급한 외환운용을 위하여 조건의 좋고 나쁨에 불구하고 「리파이넌스」(은행간 단기신용) 등 단기외자금융을 많이 끌어다 쓰고 연불수입을 권장했는데 이로 말미암아 국제수지 역조는 계속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외환보유고는 오히려 증가되는 현상을 보였다.
금년 들어 10월 말까지 국제수지 적자는 약 19억「달러」로 추계되는데 외환보유고는 10일 현재 14억「달러」를 상회, 작년 말보다 약 4억「달러」나 늘어났다.
최근 외화보유고 14억「달러」선은 외환수급계획에서 전망한 연말보유고 12억 5천만「달러」를 크게 상회한 것으로서 외환운용 면에서 다소 여유가 생겼으므로 조건이 나쁜 단기외자금융을 연내로 1억「달러」가량 갚을 예정이다.
정부는 이미 외환부족의 큰 고비를 넘겼으므로 종래 외자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풀어놓았던 「스와프」(외국환은행이 「달러」 갖다가 은행에 파는 것) 도입을 어느 정도 규제하고 민간의 단기연불수입도 선별허가를 시작했다. 정부는 조건이 나쁜 단기차관 중에서도 우선「리파이넌스」부터 갚아갈 계획인데 상환대상은 연리 8.5∼9.5%의 고리가 될 것이다.
「리파이넌스」잔고는 작년 말까지 6억 5천만「달러」선이었던 것이 최근 현재 8억 5천만「달러」선으로 늘어났다.
「리파이넌스」금리는 최근 7.5%선으로 떨어졌다. 정부는 각 외국환은행에 대해 고리의「리파이넌스」는 연말까지 갚되 내년 상반기에 대비, 다시 빌 수 있는 한도는 확보해 두도록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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