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공관계 당분간 퇴조 예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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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포드」의 중공방문에 대해 「워싱턴」이나 북경이 다같이 보이고 있는 냉담한 태도는 70년대 국제정치의 큰 움직임이 미국·소련·중공의 3각 균형을 동력으로 해서 이루어져왔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본질적인 견해차라기보다는 외교상의 술수(머누버링)의 범위 안에 들어가는 「제스쳐」이상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이와 같은 냉기는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미국·중공관계가 진전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을 가능케 해준다.
미국측의 대 중공냉대는 미국의 대 소련화해정책에 제동을 걸려는 중공측의 『내정간섭』에 대한 반발이며 중공측의 대「포드」냉대는 미국이 중공의 우려를 묵살한 채 대 소련화해를 계속 추구하겠다는 「워싱턴」의 고집에 대한 압력의 표현이다.
이와 같은 상호 대립적 입장은 지난달 「키신저」의 북경예비방문 때 이미 접근점을 발견하지 못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밖에도 72년의 상해공동성명에서 대만문제에 대해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던 미국이 금년「인도차이나」사태 이후 대만에 대한 방위공약 재확인으로 태도를 바꾼 것도 중공의 비위를 거슬렀을 것이다.
미국측에서는 금년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던 중공의 가무단 및 「티베트」민속연예단이 계획을 취소했고 또 미국 주요도시 시장방문단의 북경방문을 좌절시킨 중공측의 조치로도 중공측의 냉대를 예상했었다.
결국 미·소관계는 「포드」대통령의 텅 빈 가방으로는 아무런 전기를 가져올 수 없을 것이고 76년 미 대통령선거를 치른 다음까지는 현재상태를 답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미국·중공으로서는 지엽적인 한반도문제는 이번 「포드」 방문 때 중요협의대상이 될 가능성이 적다. <외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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