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대접전 임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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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의 지상군 선봉대가 바그다드를 방어하는 이라크 공화국수비대의 본진 32㎞ 앞까지 진격하는 등 바그다드 대공방전이 임박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긴급 정상회담을 열고 바그다드 점령 전략을 비롯한 전쟁 수행 대책과 전후 이라크 처리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군은 개전 6일째인 25일 미 델타포스와 영 공수특전단(SAS)이 보내온 정보에 따라 이라크 공군시설과 사담 국제공항 등 바그다드 일원의 공화국수비대 주요 거점과 시설을 다섯 차례에 걸쳐 맹폭, 선봉대에 진격로를 열어줬다.

연합군은 바그다드 외곽의 동.서.남쪽에 포진한 바그다드.알니다.메디나 등 공화국수비대 3개 사단을 섬멸한 뒤 본격적인 바그다드 시가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연합군은 바그다드 전투를 위해 병력 6만명과 에이브럼스 탱크 4백대 및 아파치 헬기 1백대를 전선에 결집시키는 동시에 사막에 임시 활주로를 구축, 무인정찰기를 띄워 매복한 공화국수비대를 공격할 계획이라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그러나 공화국수비대는 24일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80㎞ 떨어진 카르발라에서 대공포와 로켓추진수류탄(RPG)으로 미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이는 등 예상 밖으로 거세게 저항하고 있다. 이 전투로 미 아파치 헬기 1대가 이라크에 노획당했으며 조종사 2명이 이라크군에 포로로 잡혔다. 남쪽의 나시리야에서도 24일 사담 운하를 가로지르는 다리를 연합군.이라크군이 교대로 장악하는 등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졌고, 전투 중 미 해병 9명이 전사하고 50명이 부상했다고 MSNBC 방송이 보도했다.

또 남부의 바스라.주바이르 등에서도 이라크군의 게릴라전이 계속되고 있다. 주바이르에서는 첫 영국군 전사자 1명이 나왔다. 여기에 24일부터 부는 거센 모래폭풍도 사흘 뒤에나 잦아들 것으로 보여 바그다드 공략 작전은 다소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반면 그동안 교전이 벌어졌던 남부의 움 카스르는 연합군이 완전 장악했다고 영국군 고위 관계자가 25일 밝혔다.

양측 간 치열한 공방으로 지금까지 37명의 연합군이 사망한 것으로 미군은 집계했다.

김준술 기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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