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약세는 중국 당국 '의지' … 한국 기업 수출 큰 영향 없을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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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중국이 위안화 가치의 하루 변동 폭을 늘리기로 했다. 상당수 전문가는 최근의 약세 흐름이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강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5일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의 하루 변동폭을 ±1%에서 ±2%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위안화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면서 미국의 환율 압박에 선제 대응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위안화는 최근 한 달간 약세를 보여왔다. 지난달 25일에는 달러에 견줘 0.4% 떨어지기도 했다. 갑작스러운 약세 전환에는 중국 외환당국의 ‘의지’가 개입됐다는 해석이 많다. 수출 부진을 만회하고 위안화 강세에 베팅한 투기성 단기자금(핫머니)을 흔들어놓기 위한 것이란 얘기다.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당분간은 약세가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 많다. 다만 시장의 우려가 가시고 무역 흑자 규모가 늘어나기 시작하면 완만한 절상 흐름으로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바클레이스는 “위안화가 최근 중국 경제 활동의 부진과 금융 부문의 위험을 반영해 단기적으로 약세를 나타내다가 점차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영증권의 김선영 연구원도 “2012년 중국이 하루 변동폭을 ±0.5%에서 ±1%로 확대했을 때도 위안화는 두 달여간 약세로 가다 이후 절상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번에도 강세로 전환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위안화 약세가 당장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론 상대국 통화가치가 떨어지면 우리 경쟁 기업의 수출경쟁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우리 기업의 대중 수출 물량의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2차 가공돼 다시 해외로 나가는 만큼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국제무역연구원 이봉걸 연구위원은 “중국 정부의 입장이 수출 장려 쪽이라면 한국이 수혜를 보는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안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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