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증 없는 노인 공원입장불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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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며칠 전 대구 달성공원에 놀러갔다가 노인들이 공원이 아닌 정문 밖「시멘트」바닥에 앉아 있었습니다.
이상하다 싶던 터에 공원 관리인이 호루루기를 불며 달려와 이들 노인들을 그곳에서도 쫓아내는 것이었습니다.
노인을 붙잡고 영문을 물어 봤더니 65세 이상 된 노인들이라야 무료입장 시킨다면서 공원 측에서 일일이 주민등록증 검사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노인들은 주민등록증을 지참하는 것도 한두 번이지 일일이 가지고 나와서 보이는 것도 창피해서 못하고, 그러자니 입장료 1백원 씩을 또박또박 물어야 하는데 매일 l백원 내지 2백원의 용돈을 자식들에게 타서 쓰는 형편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갈 수도 없기 때문에 밖에서 앉아 노는 거라는 것이었습니다.
행정이란 원래 형식이 중요한 것인 줄 압니다만 이렇게 수선일수가 있을까요. 공원에 노인들을 위한 놀이터가 있으면 눈으로 봐 노인이면 모실 것이지 머리가 하얀 노인들에게 일일이 주민증 제시를 요구한다는 것은 지나친 일이 아닐까요. 그리고 65세 이상이란 연령제한도 사실상 비현실적인 것 같습니다. 공원당국의 선처바랍니다. <서울영등포구독산동 강남「아파트」이충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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