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각국의 경기변동 동시진행형으로 변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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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올 하반기부터 세계경기가 상승 국면에 들어가 앞으로 약2년 동안 다시 호황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가을 회복설의 근거는 자본주의 경제의 진원지인 미국경기가 지난 5, 6월을 밑바닥으로 하여 상승국면에 들어섰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기회복은 서구나 일본경제에 견인적 역할을 하도록 되어 있다. 과거의 추세도 그렇다.
2차대전후 몇 차례의 경기추세를 보면 미국의 경기지표가 주축이 되고 서구나 일본이 그것이 약간 빠르거나 늦게 뒤따르는 궤적을 보였다.
때문에 『미국이 재채기를 하면 서구는 기침을 하고 일본은 감기에 걸린다』는 말이 나왔다. 미국의 경제동향에 대해 서구보다 일본이 더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뜻일 것이다.
30년 대공황 때만해도 미국의 경기가 서구·일본으로 전파되기까진 2∼3년이 걸렸으나 최근엔 몇 개월 차이다. 각국 경기가 동시 진행형이 된 것이다. 서구와 일본이 미국경기에 밀접히 영향되기는 해도 그 「패턴」은 약간 달라 일본은 미국보다 하강이나 상승시점이 약간 늦는데 비해 서구는 미국보다 약간 앞서는 경향이 많다.
세계 경기가 이토록 밀접히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세계경기의 분석이나 예측은 범세계적으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나 현재 각국 단위로 경제를 파악하기 때문에 경기예측이 빗나간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각국의 경제예측 전문가들이 「경제동향조사국제연락기구회의」를 구성, 일국 「베이스」의 경기분석에 국제적인 경기의 분석을 가미하여 경기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 회의는 지난6월 「스톡홀름」에서 열려 각국간 경기지표의 동시진행 추세에 대해 활발한 분석을 했다. 한국의 경기지표는 어떤가?
사실 60년대 상반기까진 경기취향이랄 것도 없었다. 미국의 원조에 의해 경기가 좌우됐다. 그러나 60년대 하반기부터 무역규모가 격증, 대외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세계경기, 특히 미·일 경기에 민감하게 되었다. GNP에 대한 무역 의존도가 75%선에 달하고 그 위에 무역의 미·일 편중도가 80%를 넘기 때문이다.
경기지표상으로도 70년대부터는 미·일의 추세를 몇 개월 차이를 두고 그대로 뒤따르고 있다.
73년 세계적인 「붐」땐 미국이 3월에 「피크」에 달한데 비해 한국은 8개월 늦은 11월에 「피크」를 기록했다. 또 최근의 하강도 미·일이 74년에 「마이너스」 성장을 한데 따라 한국은 「마이너스」 성장은 면했으나 금년 봄에 최저에 달했다. 한국의 경기는 특히 일본에 크게 좌우된다.
미국이 재채기를 하여 일본이 감기에 걸린다면 한국은 폐렴에 걸린다는 표현이 알맞을 것 같다. <최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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