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내시장 분규 2주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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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서대문구 남가좌동290 모래내시장의 시장통로부지가 은행에 담보로 잡혀졌다 최근 다시 개인에게 매각되어 이에 반발하는 영세상인들과 매입자측이 맞서 보름째 소동을 벌이고 있다.
이 땅은 감정원의 감정결과 『시장통로여서 실제적인 가격이 형성되지 않아 감정불능』으로 나타난 곳이다.
문제가 된 시장부지는 모두 4백36평. 이중 상인각자의 소유인 3평짜리 점포 63개소(식료품상·의류상 등)와 대지71평을 제외한 나머지 1백76평은 10년 전부터 현재까지 통로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 통로부지는 지목상 「잡종지」로 되어있어 70년3월 당시 모래내시장 대표이며 이 부지의 소유권자였던 황인섭씨(50)가 제일은행에 담보로 잡혔고 제일은행에서는 이를 경매에 붙여 지난해 9월13일 김관성씨(62·영등포구 영등포5동123)에게 1천6백50만원에 낙찰되었다.
김씨는 1차 불입금 2백90만원을 내어 제일은행으로부터 관리권을 위임받은 직후인 지난 3일부터 이 통로 곳곳에 철조망을 치고 폭6m의 통로 한가운데 기존노점보다 훨씬 큰 노점용 고정좌판 42개를 콘크리트와 목재로 만들고있다.
이 좌판과 좌우측 점포와의 간격은 1·5m이하여서 노점상인들이 의자를 놓고 앉을 경우 통행이 가능한 간격은 1m이하로 되어 사실상 점포의 영업에 막대한 손해를 주게되는 실정.
현재 상인들은 제일은행과 시청 등지로 찾아다니며 이 땅을 김씨가 매입한 가격인 1천6백50만원에 금리를 가산한 가격으로 상인조합(대표 송호범·38·미영상회)에서 다시 인수할 수 있도록 중재해달라고 호소하고있으나 김씨측은 3천만원을 내지 않으면 소유권을 양도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인들은 『10년동안 통로로 쓰던 땅을 사들인 김씨의 계산도 알겠지만 엄청난 금액으로 다시 사들일만한 처지가 못된다』고 주장했다. <황용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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