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 바그다드 전투 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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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 조기 입성을 노리는 연합군의 진로가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투를 치르는 과정에서 이제까지 없던 돌출 변수와 맞닥뜨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바그다드로 가는 길목에서 이라크군 최정예인 공화국 수비대와 일전을 치러야 한다.

고도의 훈련을 받은 공화국 수비대 8만명은 아랍권 최고의 전투력을 자랑하며, 특히 특수부대원으로 분류되는 3만명은 연합군에게 매우 위협적이다.

실제로 이라크군은 바그다드 시가전에 주력하기 위해 중남부 전선에서 후퇴하고 있으며, 일부 공화국수비대원은 민간인 복장으로 갈아입고 빈 가정집에 들어가 방어진지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잦은 연합군의 공습으로 민간인 희생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수천명의 비밀경찰과 군 정보요원들이 선전전을 펼치며 항전의지를 북돋울 경우 시민들도 전투에 가세할 수 있다.

연합군이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바그다드 공격전이 제2차 세계대전 중 소련군과 시민들의 5개월여의 끈질긴 버티기 작전에 독일군이 결국 패퇴한 스탈린그라드 전투의 재판이 되는 것이다.

연합군 진로에 또 하나의 큰 변수는 생물.화학 무기와 스커드 미사일이다. 연합군은 특수부대를 투입해 생물.화학 무기, 스커드 미사일의 소재 파악에 총력을 쏟고 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단서조차 잡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라크가 스커드 미사일을 최대 80기 정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궁지에 몰린 이라크군이 사린가스.탄저균 등을 미사일 탄두에 넣어 발사한다면 연합군 전력에 치명타를 줄 수 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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