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평초 신입생 4명 … 그 중 2명이 할머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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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3일 한글학교에 입학한 김옥엽·홍옥자 할머니(뒷줄 왼쪽부터). [사진 가평초교]

강원도 평창군 가평초등학교는 전교생이 13명인 작은 학교다. 3일 이 학교에 4명의 학생이 입학했다. 2명은 정식 학생이고, 나머지는 이 학교가 개설한 한글학교에 입학한 홍옥자(79)·김옥엽(74) 학생이다. 입학생은 주민과 교직원의 축하와 함께 학교 어머니회, 대화향우회 등이 마련한 꽃다발과 선물을 받았다.

 가평초교가 한글학교를 개설하게 된 것은 지난해. 이범진 마을 이장이 한글을 알지 못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는 주민에게 글을 가르쳐줄 것을 요청해 이뤄졌다. 학교 측은 지난해 9월 예비학교를 운영했다.

“가난해 학교에 갈 수 없었다”는 홍씨는 “지금까지 글을 몰라 답답하고 부끄러웠는데 학교에서 배움의 기회를 마련해줘 고맙다”고 말했다. 김씨는 “열심히 공부해 편지도 쓰고 농협에 혼자 가 돈 거래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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