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종합상사 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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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현대종합상사에 대해 채권단이 만기 연장 등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 회사가 3년 연속 적자로 자기자본을 모두 까먹기는 했지만 아직 영업이익을 내는 등 회생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23일 채권단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지난 21일 신용장을 담보로 현대상사에 빌려준 거래대금 1억5천만달러의 만기를 3개월간 연장해 주기로 했으며 외환.우리은행도 각각 1천5백억원 규모의 무역금융 만기를 연장해 줄 방침이다. 조흥.수출입은행과 농협 등도 정상화 지원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사는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에 2천억원 등 은행권에 모두 8천억~9천억원의 빚을 지고 있지만 대부분 무역금융이며 회사채 등 직접 차입금은 1천5백억원 정도 안고 있다. 회사채 만기는 오는 10월께 돌아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현대상사는 영업 이익을 내고 있는 데다 빚도 대부분 무역 관련 상거래 채권이어서 경영 정상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며 "특히 SK글로벌 사태나 이라크 전쟁 등으로 국내 시장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도 충분히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이번주 중 채권단 전체 회의를 열어 현대종합상사에 대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현대상사는 자본금이 3천6백70억원이지만 2000년 이후 3년 연속 대규모 적자를 내는 바람에 지난해 자본이 마이너스 5백73억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지난해 영업이익은 1백72억원을 기록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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