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바로 심고 잘 가꾸자|묘목 선택 요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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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헐벗은 산에 나무를 심어 국토를 넓히자』-. 얼어붙었던 산야가 녹아 내리면서 또다시 4월 식수철을 맞았다.
나무는 꽂아 두기만 하면 자라는게 아니다. 올바르게 심고 잘 가꿔야 순이 돋고 파릇하게 자란다.
산림청은 국토 녹화 10개년 계획을 세우고 3차 연도인 올해 전국 14만6천ha의 임야에 5억5백만 그루의 나무를 심기로 하고 지난 21일부터 4월20일까지 집중적인 식수를 한다.
산림청과 조림 전문가들이 말하는 식수의 주의점을 차례로 안내해 본다.
먼저 식수 희망자는 관할 시장·군수로부터 조림 허가를 얻어 식수할 땅의 잡초·관목·덩굴 등의 제거 작업을 서둘러 조림지 정리를 끝내야 한다.
수종 경신을 할 때는 미리 벌채 허가를 얻어 조림 전년도 가을에 경신 대장 나무와 땅을 정리, 구덩이를 파두는 게 좋다.
조림에 필요한 묘목과 비료는 조림 지 관할 시·군 산림과 에서 정부 고시가대로 공급받는게 가장 안전하다.
그러나 각 시·군에 묘목 할당량이 한정돼 있으므로 낙엽송·「리기다」소나무 등 일부 수급이 달리는 묘목은 빨리 구입하도록 서둘러야 고시가대로 살 수 있다.
서울의 경우는 종로 5가 종묘상, 시 변두리 농원 등에서 구입한다.
묘목을 일반 시중에서 살 때는 각 시장·군수가 지정한 검사 공무원이 검사한 품질 보증표가 붙은 묘목을 허가 받은 양묘상에서 구입하도록 하고 일부 시중에 나도는 불량 묘목을 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산림수를 제외한 관상수와 밤나무·호도나무를 뺀 유실수는 정부의 품질 보증표를 붙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좋은 묘목에 대한 지식을 미리 갖추고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산림청 조림과 묘목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우량 묘목 선택 방법은 ▲가지가 사방으로 고루 붙고 줄기가 곧은 것 ▲뿌리의 발육이 좋은 것, 특히 가는 뿌리가 고루 발육된 것 ▲줄기·뿌리 등에 손상과 병충해가 없는 것 등을 골라야 한다는 것.
우량 묘목이란 또 ▲뿌리가 메말라 있지 않은 것 ▲맹아가 확실한 것 ▲규격이 심기에 적당한 것 ▲유실수의 경우 품종 계통이 확실한 것 ▲TR율이 낮은 것. 즉 줄기에 비해 뿌리가 크고 무거운 것 등을 말한다.
묘목 전문가들은 우량 묘목이란 한마디로 전체적으로 쪽 곧은 인상을 주고 「이탈리아·포플러」·은수원사시 등을 제외하곤 뿌리 길이가 줄기의 1·5분의 1∼3분의 1 정도가 돼 실팍한 인상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묘목을 구입한 뒤 쇠약한 것은 다발로 묶어 뿌리를 물에 담가 원기를 회복시킨다.
이때 줄기나 잎에는 물을 뿌려서는 안 된다.
또 흙탕물에 오래 담가 두면 잔뿌리가 썩는다.
묘목은 심을 때까지 조림지 가까이 그늘에 가식 해두지 않으면 못쓰게 되므로 조심해야한다.
가식할 때 낙엽수는 묘목 전체를 땅에 묻어도 되지만 상록수는 잎을 묻어서는 안 된다. 가식은 이랑을 만들고 묘목을 비스듬히 놓는 요령으로 하되 흙을 덮고 단단히 밟아 뿌리 사이에 공간이 없도록 한다.
가식 기간이 1주일 이내면 다발로 묶은 채 묻어 두고 그 이상일 때는 다발을 풀고 펴서 묻는게 좋다.
조림 시기는 3월 중순 (평지대)부터 4월 중순 (높은 지대)까지가 적기, 남쪽 지방은 2월 하순부터 심을 수 있다.
눈이 많이 쌓여 봄철 늦게까지 눈이 녹지 않는 고지대는 평지 양지 바른 곳에 임시 묘표를 만들어 묘목을 키운 뒤 옮겨 심는다. <김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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