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hi] 5000m 충격 벗어난 '1만m 세계 4위' 이승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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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뉴시스]

열흘 전의 충격에서 벗어난 모습이었다. 이승훈(대한항공)은 끝까지 최선을 다 했다.

이승훈은 19일(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만m에서 13분11초68의 기록으로 4위에 올랐다. 4년 전 이 종목에서 올림픽 첫 금메달을 따냈던 이승훈은 3위 밥 데 용(네덜란드·13분07초19)에 4초49 뒤져 2회 연속 메달 획득에 아쉽게 실패했다.

요리트 베르그스마(네덜란드)가 12분44초45의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냈고, 스벤 크라머(네덜란드)가 12분49초02로 은메달을 획득했다.

1만m 세계 기록 보유자인 크라머와 7조에서 경기를 치른 이승훈은 초반부터 전력을 다해 달렸다. 4000m 지점까지 이승훈은 바퀴당 구간 기록을 30초대 기록을 세워가며 크라머와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막판 페이스 조절에 실패하지만 않았더라면 충분히 좋은 기록으로 올림픽 메달을 바라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이승훈은 충격에서 벗어난 모습이었다. 5000m에서 12위에 머물러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던 이승훈은 조용히 훈련에 매진하며 1만m를 준비했다. 그리고 1만m에서 세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네덜란드 선수들이 1~3위를 휩쓸고 그 다음에 가장 잘 탄 선수가 이승훈이었다. 지난해 3월 같은 장소에서 열린 세계선수권(13분14초02)보다 더 잘 했다.

1만m에서 비교적 좋은 성적을 낸 이승훈은 22일(한국시간) 열릴 남자 팀 추월에서의 성적도 기대하게 했다. 이승훈은 "올림픽에서 후배들과 함께 팀 추월에서만큼은 꼭 메달을 따고 싶다"고 해왔다. 그 기대를 충족시킬 만 했던 이승훈의 1만m 레이스였다.

소치=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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