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축구 거창서…민폐 끼칠까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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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실업축구연맹전이라면 무기력하고 「더티·플레이」속에 0-0이거나 기껏해야 1-0, 1-1로 비겨 「팬」들을 식상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 이제까지의 통념이었는데 이번 추계연맹전의 예선「리그」서는 0-0「게임」이 한 개뿐 27「게임」에 「골」이 62개가 나와 「게임」당 3개가 넘는 근래에 볼 수 없는 호조를 보여 「팬」들을 흐뭇하게 했다.
그러나 효창운동장 사정 때문에 준결승「리그」가 지방으로 내려가야만 하는 사정은 어쩔 수 없는 것이라 이해가 돼도 준결승 「리그」의 한쪽이 경남의 거창읍으로 내려가 공식전을 치르게 됐다는 소식에는 「팬」들이 모두 실소.
읍민이 3만8천밖에 안되는 거창에서 실업축구 같은 거창한 대회를 유치한 것은 그곳 지방의 축구보급을 위한 것이라는데 과연 4개「팀」의 왕복여비와 체재비를 부담해 가며 대회를 치르는데 부작용이 없을는지는 의문점이 없지 않다.
그것은 입장 수입으로는 경비를 충당치 못하고 다른 방법으로 경비를 조달하는 비정상적인 수단이 동원될까하는 의구심이 앞서기 때문이다.
지방에서야 욕심을 내세워 많은 대회를 치르려하겠지만 이런 때일수록 개최지를 엄선해야 할 입장에 서 있는 것은 실업연맹측. 큰 도시도 아닌 일개 읍에서 대회를 치르는 것은 모처럼 궤도에 오른 대회자체를 촌축구대회로 전락시킬 뿐만 아니라 관폐·민폐마저도 조장시키는 것이니 연맹측의 처사에는 아연 실색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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