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재활 도우려 박사 된 장애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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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딛고 박사 학위를 받은 만학도가 화제다. 주인공은 13일 나사렛대 학위 수여식에서 재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박종균(49·사진)씨.

‘척수 장애인의 사회 복귀를 위한 한국형 전환재활 시스템(TRS) 모형 개발’이라는 주제로 학위 논문을 통과한 박씨는 “중도장애인의 재활과 산재장애인의 사회 복귀, 중증장애인의 완전한 사회 참여 등을 고민하며 해결방안을 찾는 게 목표”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씨는 1987년 병역특례요원으로 경북 영주의 한 탄광에 취업했지만 91년 막장 붕괴사고로 부상을 당하면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2년간의 병원 생활 끝에 퇴원한 박씨는 장애를 받아들이지 못한 자신과 아내와의 갈등으로 결국 이혼한 뒤 요양병원을 전전하며 술에 의지해 살았다. 그러던 중 산재장애인단체 활동과 인연을 맺으면서 학업에 정진, 2003년 방송통신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장애 문제는 장애 당사자의 깨어 있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여긴 박씨는 2004년 나사렛대 재활복지대학원에 입학, 석사에 이어 올해 박사 학위를 받게 됐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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