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hi] '빙상대표 3남매' 중 둘째 … 쇼트트랙 이한빈이 남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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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빈

“괜찮아요. 시상대에서 웃는 모습이 참 예쁘더라고요.” 여자 쇼트트랙 500m에서 동메달을 딴 박승희(22)의 어머니 이옥경(47)씨의 목소리는 밝았다. 박승희는 언니 박승주(24), 남동생 박세영(21)과 함께 이번 올림픽에 동반 출전한 ‘빙상 3남매’ 중 둘째다. 집 안 곳곳에는 3남매가 전국체전과 국제대회에서 따온 메달들이 주렁주렁 걸려 있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박승희가 2010년 밴쿠버 올림픽 1000m와 1500m에 출전해 획득한 동메달이다. 이씨는 메달을 가리키며 “4년간 저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데… 승희가 돌아오면 이제 바꿔 걸어야겠네요”라며 웃었다.

 박승희는 15세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첫 출전한 밴쿠버 올림픽에서 여자 대표팀은 ‘노 골드’의 아픔을 겪었다. 대표팀 막내로서 동메달 두 개를 목에 걸었지만 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서러움에 펑펑 울었다. 소치에서 설욕을 다짐하며 비행기에 올랐다.

 올림픽 무대에 두 번 연속 서기까지 부모님의 헌신적인 뒷바라지가 있었다. 수원 소화초등학교에 입학한 박승희는 언니를 따라 자연스럽게 스케이트를 신었다. 어머니는 3남매를 태우고 수원에서 과천 빙상장까지 하루 두 번씩 오갔다. 한 달 기름값만 100만원, 1년 만에 지구 한 바퀴가 훨씬 넘는 5만㎞를 달렸다. 한창 자랄 나이에 모자란 잠을 차에서 채우면서도 승희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이씨는 “어느 날 고속도로에서 차가 고장 나 견인차에 끌려가는데 승희가 재밌다며 분위기를 띄우더라. 엄마 입장에서 너무 고마웠다”며 기억을 되살렸다. 박승희는 쇼트트랙 대표팀 동료인 이한빈(27)과 2년째 열애 중이다.

장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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