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서 「카프카」의 소설 『성』 연재|"반항적 작가" 이념 기준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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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모스크바 ANSA동양】소련의 문학 잡지 「노비·미르」가 2일 1975년 초부터 「프란츠·카프카」 (1883∼1924)의 소설 『성』을 연재한다고 발표함으로써 약 50년 전에 쓰여진 이 유명한 작품이 소련에서 처음으로 소개케 되었다.
이 같은 사실은 「노비·미르」지가 소련 당국에 대해 소련 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이데올로기」상의 기준을 넓히도록 압력을 넣은 것이 성공했음을 뜻하는 것이다.
1964년과 1968년 사이에 그의 본국인 「체코」에서 「카프카」의 작품에 대한 출판이 허용됨으로써 「스탈린」 시대 이후 소련 사회에서도 점차 「카프카」의 작품이 소개될 기미를 보여 왔는데 소련 당국은 그동안 그의 작품이 「서구의 퇴폐성과 반항적 경향」을 고취시키고 있다고 그의 작품을 공공연히 비난해 왔었다.
소련 당국이 그들의 공식 기관지에서 「카프카」를 「프랑스」의 소설가 「마르셀·프루스트」 (1871∼1922), 「에이레」의 소설가 「제임즈·조이스」 (1882∼1941)와 함께 서구 문학계의 3대 자본주의 작가로 규정하여 그의 문학적 기반을 불투명하게 했던 지난 60년 동안 소련에서는 그의 이름이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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