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총리 안나오자 퇴장사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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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국회외무위는 27일 신민당이 요구한 김종필 국무총리의 출석여부로 개회시간이 30분 이상이나 늦어지고 정일형 의원(신민)이 질의를 거부하고 퇴장하는 사태를 빚었다.
정 의원은 회의가 열리자 『위원장은 김 총리가 출석할 수 있으리라고 약속했었으나 오늘 회의에 총리가 불참했으니 위원장 말을 어떻게 믿겠느냐』면서 김세련 위원장이 외무위의 권위를 실추시켰다고 규탄.
정 의원은 또 『일본의 공식사과도 못 받는 김동조 외무장관을 상대로 질의를 할 수 없으며 그래서 총리가 출석하면 고 육 여사의 참변에 책임을 지고 이 나라 민주주의를 위해 총리이하 전 각료가 총사직하라고 요구하려고 했었다』면서 퇴장.
한편 정 의원의 항의를 받은 김 위원장은 『계속해서 총리를 뵙고 그 뜻을 전해 올리겠다』면서 『주무장관이 딱 부러지게 답변을 못해 이런 일이 생겼다』고 김 외무에게 항의 겸 요망.
26일 외무위에선 노 진환 의원(유정)이 『육 여사를 쏜 권총과 탄환이 일본정부 소유야. 대일 선전포고라도 건의해야할 판에 신문에 난 것과 똑같은 소리만 하지 말라』고 흥분하는 등 오히려 여당의원들이 신랄한 질문을 했는데 김 장관은 『속 시원히 대답 못해 죄송하다』 『외무부가 외교한답시고 「프로터콜」만 찾는 건 아니다』『비장한 각오로 대일 외교 전개하겠다』고 머리를 조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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