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반하장격 책임전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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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괴 정무원 부통리 김영주는 4일 남북조절위 평양 측 공동위원장의 이름으로 「7·4남북공동성명」 2주년에 즈음, 『남북대화의 교착상태가 서울 측에 책임이 있다』는 등 한국을 일방적으로 중상 비방하면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고 5일자 내외통신이 밝혔다.
4일 상오 7시 북괴방송이 전하는바에 따르면 김영주는 『남북대화가 교착상태에 빠졌고「7·4성명」은 유린되었으며 남북관계는 대화이전의 상태로 되돌아가고 정세는 날로 긴장해지고있다』고 말하고 이 모든 책임이 『전적으로 서울 측의 배신행위』때문이라고 생떼를 썼다는 것이다.
김영주는 이 성명에서 한국이 「6·23선언」을 취소하고 모든 국제간의 유대협조관계를 청산하며 반공정책을 포기할 것을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의 결과에 대해서는 『전적인 책임』을 지게될 것이며 『준엄한 심판을 받게될 것』이라고 극언했다.
남북공동성명에 서명만 하고 대화에는 얼굴조차 보이지 않아 대화진전을 위해 어떠한 기여도 하지 않았고 오히려 「8·28성명」이란 것을 내어 남북대화를 중단시킨 김영주가 이번에는 공동성명을 완전히 휴지화시키겠다는 뚜렷한 저의를 드러내 주목을 끌고있다.
내외통신은 이 같은 김의 성명이 ⓛ남북공동성명의 정신에 따라 대화를 정상화하자는 것이 아니라 「남북관계의 악화」를 조장, 대화의 필요성을 사실상 인정치 않으며 ②한국의 「6·23선언」과 반공정책을 포기할 것과 ③북괴의 일방적인 주장만을 받아들여야하며 ④그렇지 않으면 폭력이나 전쟁수단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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