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원 애용하는 남자대학생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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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남자대학생과 미장원-. 대학가 앞 미장원에 남자 대학생 출입이 「러쉬」를 이루고 있다. 장발족인 이들 남자 대학생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미장원에 들려 긴머리를 「커트」하는 것에서부터 「아이롱」·「퍼머넌트」에 이르기까지 여대생 뺨칠정도로 머리를 가꾼다. 남자 출입 미장원은 대학가 주변에 50군데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있다.
장발학생들의 미장원출입은 경찰의 장발단속에서 비롯됐지만 요즘은 이와는 관계없이 하나의 유행.
학생들은 대부분 『미장원이 이발관 보다 값도싸고 자신이 원하는대로 장발의 멋을 살릴수 있어 훨씬 낫다』고 미장원 출입의 이유를 밝힌다. S대학 박모군(21)은 『우리나라 남자 대학생의 80%쯤이 장발족이고 이가운데 80%쯤이한번 이상 미장원에 가봤을것』이라고 말한다.
Y대학앞 K미용실에는 요즘 하루평균 2∼3명의 남학생이 책가방을낀채 찾아와 「커트」를 하고간다. 장발단속이 심할때는 하루 20여명이 몰려들어 아예 「남자미장원」으로 바꿔진다.
남학생가운데는 「아이롱」이나 「퍼머넌트」를 하는 학생도 많다. 이들은 긴머리를 자르기는 싫고 그냥 두자니 장발단속에 걸리므로 머리카락을 살짝 지져붙여 단속의 눈을 피한다는것.
요금은 「커트」 2백원, 「퍼머」 2∼3천원, 「아이롱」3백원. 머리만 자르는데는 이발값보다 싼편이다.
K미용실에는 30여명의 단골남학생이있다. 이들은 보통 1∼2주일에 1번정도씩들려 곱슬머리를 펴기도하고 뻣뻣한 머리를 곱슬로 해달라기도 한다.
미용사 김민숙양(20)은 남학생 가운데는 수줍어 고개도 제대로 못드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넉살좋게 「드라이어」에 머리를 넣고 앉아 머리카락을 말린뒤 「퍼머」를 하는 학생도 있다고 말하며 싼 미용료로 머리모양을 아름답게 살려주니 『이게 어디냐』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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