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련 역시 약점은 있다.|「브루제진스키」교수의 정상회담 예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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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의 저명한 소련문제전문가인 「컬럼비아」대학의 「즈비니위·브루제진스키」(46) 교수는「뉴스위크」지와의 「인터뷰」를 갖고 제3차 미·소 정상회담에 관해 다음과 같은 그의 소견을 밝혔다.
『「닉슨」미대통령은 국내에서 탄핵위험에 직면하고 있지만 그의 두 번째 소련방문을 계획대로 실천에 옮겼다.
「닉슨」대통령의 이번 방소의 진정한 목적이 「워터게이트」사건으로 실추된 국내의 지위를 만회하기 위한 내수용이라는 지적을 받고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미·소간의 「데탕트」가 완전한 것이 못되고 「제한된 긴장완화」라는 것을 상기한다면 미·소 양 지도자가 정기적으로 양국간의 관계개선을 협의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문제는 소련이 미국과의 협상에서「워터게이트」사건으로 약화된 「닉슨」의 입장을 이용, 자기들한테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을 유도할 의도를 갖고 있느냐에 있다. 그에 대한 나의 결론은 반드시 그렇게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닉슨」이 국내정치에서 약점이 있는 것처럼 「브레즈네프」도 제도적인 약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닉슨」은 개인적인 이유에서 「브레즈네프」보다 더 많은 외교업적을 달성할 필요가 있다. 이번 방소가 그 일환인 것은 사실이다.
반면 「브레즈네프」지도체제는 「닉슨」의 지도체제보다 미·소간의 조화를 더욱 필요로 하고 있다.
소련은 구체적으로 미국으로부터 많은 차관을 필요로 하고 무역증대도 절실히 원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닉슨」국내지위약화가 오히려 대소협상입장을 강화해준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닉슨」은 의회의 보수주의자들의 지지를 종전보다 더 많이 받게되고 「브레즈네프」역시 이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소련이 현 단계에서 미국내 문제에 대해 불안해하고 당혹감을 갖고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전체적인 면에서 볼 때 소련은「닉슨」대통령과 「키신저」국무장관의 유임을 원하고 있다.
그것은 「닉슨」이 물러날 경우 「닉슨」보다 강경파로 알려진「포드」가 대소관계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에 대해 소련인들은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뉴스위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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