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에 진 빚 6년 빨리 갚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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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서울보증보험이 18일 현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투자신탁회사에 1천5백억원의 빚을 만기보다 6년 이상 일찍 갚는 방식으로 도와주기로 결정했다.

서울보증 박해춘(사진)사장은 "과거 어려울 때 투신사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이번에 조금이라도 보답을 하게 됐다"며 "한때 문을 닫느냐 마느냐 하던 서울보증이 이제는 남을 도와줄 수 있는 상황이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서울보증이 이번에 갚는 돈은 당초 2009년부터 최장 40년에 걸쳐 나눠 갚기로 했던 것이다.

올해는 朴사장과 서울보증 직원들에겐 아주 특별한 해다. 외환위기 이후 보증해 준 기업들이 줄줄이 쓰러지면서 부실 금융기관으로 전락해 12조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았던 서울보증의 경영이 정상화하는 해이기 때문이다. 1998년 대한.한국보증보험의 합병으로 출범한 서울보증은 그동안 직원 수를 절반으로 줄이는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했지만 과거 부실이 워낙 커 지난해까진 적자 상태였다.

그러나 서울보증은 올해 6천4백억원의 영업수지 흑자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때 금고가 텅 비다시피했던 서울보증은지금 1조5천억원의 여윳돈을 갖고 있다.

또 자산관리공사에서 받은 공적자금 1조6천6백억원 중 1조6천1백억원을 지난달까지 갚았으며 나머지 5백억원도 8월까지 갚을 예정이다.

서울보증은 그동안 보증 업무를 통해 축적한 3천9백만건(중복 포함)의 개인 신용정보를 바탕으로 새 사업에도 진출할 방침이다. 朴사장은 "올 상반기 중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인 신용평가를 주 업무로 하는 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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