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국제정치상의 영향력 행사할 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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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동경=박동순특파원】「도오고」(동향문언) 일본외무차관은 24일 한·일간의 외교적인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미·일 안보조약과 「유엔」군사령부의 존속문제가 일본의 안전을 위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도오고」차관은 이날 일본기자 「클럽」이 마련한 오찬회에서 『당면한 일본외교의 제문제』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한반도 및 「아시아」의 정세에 언급하면서 『일본은 국제적인 정치·군사문제에 끌려 들어가지 않는 자세를 유지해왔으나 앞으로는 이것 만으론 불충분하며 경제협력을 추진하는 것만 해도 정치적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실효를 거둘 수 없다』고 전제, 『일본이 국제정치상의 역할을 할 시기가 왔다』고 말해 일본이 이제는 「아시아」주변국가에 대해 정치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뜻이 있음을 시사해 주목을 끌었다.
「도오고」차관은 특히 『한·일 관계는 일본으로서는 미·일, 일·중공, 일·소 문제 못지 않게 중요시해야 할 문제로서 양국간의 거리가 가깝다는 점과 두 나라간의 과거의 정치적 관계 등으로 해서 쌍방이 경직성을 띠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해결방법을 찾는 것이 극히 중요한 일』이라고 전제, 『이를 위해서는 약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언론계는 참을성을 갖고 한·일 관계를 다루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도오고」차관은 남북한문제에도 언급, 『제3자의 입장에서 보면 양국의 경우처럼 남북한이 평화 공존하는 것 이외에는 다른 해결방법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남북한 양측이 이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도오고」차관은 또 『지금 한국이 자유진영제국의 북한과의 관계정상화 움직임을 양해하고 있고 공산권 국가도 한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은 한국의 입장으로 보면 당연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도오고」차관은 이어 『올 가을 「유엔」총회에서 한국문제가 다시 논의될 것으로 보이나 남북이 통일을 지향하는 방향에서 친화를 계속해 가려면 남북한의 「유엔」동시가입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도오고」차관은 미·일 안보조약에 언급, 일본주변의 정세는 아직도 긴장상태와 완화상태가 교차되고 있어 일본과 주변국의 안전을 위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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