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도상국에서 증대되는 다국적기업의 역할|미국「다이볼드」공공정책연구소 보고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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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세계경제문제 중 새로운 관심을 끌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저개발국 안에서의 다국적기업 행동에 대한 윤리성이다. 미국의 저명한「다이볼드」공공정책연구소 (「뉴요크」소재) 는 최근에 「개발도상국에서 증대되는 다국적기업의「역할」을 소개, 이 문제를 분석했는데 다음은 이 보고서의 요약이다. 【편집자 주】
세계인구의 3분의2가 빈곤 속에 허덕이고 있다. 도덕적·경제적인 면에서 앞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들의 수입을 어떻게 늘리는가 하는 것이다.
지배적인 의견은 이 문제에 대해서 회의적이다. 그러나 긍정적인 견해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은 저개발국이지만 이들 국가에서는 앞으로 20년 동안 생산고가 현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전세계 국가 중 3분의1은 선진국에 해당한다. 이들 국가들은 자국생산품을 빈곤 국에 속하는 지구의 남반부에 어떤 형식으로든지 보내야되는 것이 경제·사회적 논리라고 볼 수 있다.
바로 이같은 현상을『상품의 남향 전환』이라 부를 수 있다.
이 현상을 뒷받침할 만한 것으로 다국적기업은 주로 미국이나「유럽」·일본이 주도하는 것으로 많은 문제점이 있다.
국가간 경제협력의 면에서는 별문제가 없다고 하겠으나 정치적 견해나 주권문제에서 복잡한 관계가 생기는 것이다.
다국적기업이 근본적으로 어느 나라를 착취하는 치외법권 적인 현대식 기업형태냐, 아니면 국가간 부의 재분배 또는 기술보급에 기여하여 은혜를 베푸는 것이냐 하는 문제에는 의견이 엇갈려있다.
저개발국의 입장에서 볼 때 다국적기업은 득과 실의 양면이 있다.
만일 국내기업윤리가 확고부동한 국가라면 다국적기업 진출의 조건을 자국에 유리하게 선택, 득을 볼 것이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실을 맛보게 될 것이다.
최근 경향으로는 다국적기업에 대해 통제정책을 쓰는 경우와 개방정책을 쓰는 국가로 대별된다.
어쨌든 앞으로 20년간은 많은 기업들이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눈길을 돌릴 것이다.
서구와 일본계 기업들이 개발도상국 안에 다국적기업을 만들 것이다. 50∼70년대의 경험에 비추어 이들 국가들은 국외에 제품보다는 제조기업을 진출시켜왔다.
그리고 이 제조기업이라는 것이 대개가 새로운 산품을 가지고 국가간 기술보급이라는 명목으로 대외에 진출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따라서 저개발국이나 개발도상국가들은 이에 매력을 느껴 다국적기업의 자국진출을 환영해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다국적기업은 임금이 싼 노동력 이용과 공해에 대한 자국내의 엄격한 규제를 피하기 위한 것들이 많았다. 또 기업의 입지조건에서 볼 때 해외시장이 가까운 점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었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미국은 과거에 상품의 수출보다는 기업의 해외진출에 역점을 두어왔다.
그 결과 지난 20년간 늘어난 것이 다국적기업이었다.
세계제국에 산재한 다국적기업의 상품과 용역(서비스)의 연간 생산고는 3천5백억「달러」에 달하고 이중 5분의3은 미국계 다국적기업 군이다.
다국적기업의 총 생산고는 공산권을 제외한 전세계 총생산고의 8분의1에 해당하는 숫자다.
더구나 다국적기업의 생산고는 해마다 10%씩 급상승하고 있다. 세계 총 생산고(GWP)의 연간상승률이 연 5%인 점을 고려할 때 엄청난 상승률인 것이다.
이같은 추세를 본다면 80년대에는 다국적기업의 생산고는 비 공산권 총생산고의 4분의1을 차지할 것으로 추계 되는 것이다.
원래 기업의 다국적 주의는 값싼 해외노동력에서 착안되었다고 볼 수 있다.
60년대까지 미국상표로 미국 안에서 팔렸던「라디오」·TV는 주로「아시아」지역에서 생산된 것이었다.
당시 주산지 던 동부의 임금수준은「홍콩」의 절반, 일본의 3분의l, 서독의 10분의1, 미국의 20분의1정도였다. 당시 숙련공의 월 임금이라야 30「달러」정도였다.
그러나 저임금의 노동력에 따른 다국적 주의는 차자 의미가 약해지고 있다.
풍부한 노동력을 가진 저개발국은 노동조합을 통한 압력, 관세정책 등으로 다국적기업의 수익을 기업소재 국 경제개발에 쓰도록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선진국들은 빈곤 국의 상품을 우선적으로 매입하려는 배려까지 하고 있다.
어쨌든 다국적기업은 빈곤 국의 생산기술·경영향상을 위해서는 유익할지 모른다.
그러나 다국적기업도 ①기업 소재 국의 임금수준이 상당한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정도로 배려해야하고 ②저개발국의 기술 및 교육향상에 유념해야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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