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우승하고도 씁쓸한 뒷맛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한국은 20일밤 「인도네시아」를 7-1로 이겨 대회창설 4년만에 단독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7-1이란 이 엄청난 「스코어」차는 바로 이대회의 질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어느 국제대회를 통틀어봐도 결승에서 6「골」차가 나타나는 것은 거의 볼수 없다.
물론 축구의 의외성이 있어서 이번 참가 7개국중 가강 약한 「인도네시아」가 결승에 올라 이같은 「스코어」차가 나타나기는 했지만 이는 바로 이번 대회의 저질성을 입증하는 것같아 단독우승의 영예보다는 뒷맛을 씁쓸케하는 느낌을 주고있는 것이다.
이번 대회의 수확이라면 뭐라해도 「버마」를 3-0으로 완파, 그들에게 약하다는 「징크스」를 깨고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뿐이다.
그 밖에 「크메르」에는 아무리 수중전이었지만 1-0으로 패배. 실망의 일전이었고 「말레이지아」를 4-0, 일본 「주니어」를 3-0으로 이겼음도 그수준을 따지고 볼때는 아무 의의가없는 것이었다.
다만 전력을 분석해볼 때 공격진은 이회택이「컴백」 김재한의 「포스트·플레이」와 함께 작년보다는 일층 다양화하고 강화되었다는 점이다.
그러나 수비진의 허약성은 공격진의 발전소득보다도 더 큰 실망을 안겨줬다.
물론 수비의 「에이스」인 유기흥이 발목의 부상으로 출전치 못해 그만큼 약화된 것은 사실이었지만 근본적으로 「헤딩」의 「타이밍」이 둔하고「태클」의 취약성, 그리고「맨·투·맨」과 지역방어에 허술했음은 어쩔수 없는 허점이었다.
한편 이번 대회를 치름으로써 나타난 중론은 질을 높여야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대회경비의 가중, 적극적인 축구외교가 밑받침되어야 하는 등 어려운 문젯점이있지만 기왕에 벌이는 대회이니만큼 동남아국가에 국한하지말고 중동이나 호주등에도 손을뻗혀 수준높은 대회를 만들어 봄직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