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라크 공격 임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1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17일 오후 8시(한국시간 18일 오전 10시)에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라크에 대한 최후 통첩을 할 것이라고 백악관이 밝혔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이 이 담화에서 "군사적 충돌을 피하려면 사담 후세인이 이라크를 떠나야 한다는 점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부시 대통령이 외교적 노력의 종료도 선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과 영국.스페인 3국은 17일(뉴욕 현지시간) 이라크의 무장해제를 위한 군사행동을 승인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을 철회했다. 제레미 그린스톡 유엔주재 영국대사는 기자들에게 결의안을 제출한 3국은 "안보리에서 합의가 불가능할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린스톡 대사는 이어 "17일까지 이라크에 무장해제 최종 시한을 주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군사행동에 나선다는 이번 결의안에 대해 프랑스가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비난했다.

부시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이라크 무장해제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 모두 끝났음을 선언하고, 48~72시간 이내에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무장해제를 하지 않거나 권좌에서 물러나지 않으면 무력을 사용하겠다는 의사를 천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미국은 16일 이스라엘.시리아.쿠웨이트 주재 미국 공관원 중 비필수 요원과 가족 전원에 대해 출국령을 내렸다. 미 언론들은 "이번주 중 공격이 시작될 것이며, 그 시점은 21일 전후가 유력하다"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16일 대서양의 포르투갈령인 아조레스 제도에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와 3국 정상회담을 열고 이라크를 무력으로 무장해제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워싱턴.파리=김종혁.이훈범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