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비되는 양심」에 경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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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교육 제도 개선해야>
▲이의철씨 (서울대 문리대 교수) 김주만 전 교육감의 목숨은 스스로 끊은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앗은 것이다. 현 교육 제도와 사회 여건을 다시 한번 냉철히 반성하고 과감히 개선해야 할 줄 안다.
교사와 학생과 학부모는 다함께 참된 교육자의 애석한 죽음을 거울삼아 모름지기 흔들거리고 있는 오늘의 사도를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는 또한 고인의 넋을 위로하는 길이기도 하다.

<모든 교육자 반성을>
▲박목월씨 (시인) 부하가 저지른 과오를 죽음으로써 사죄하려는 그 강렬한 책임감과 결백성은 우리 사회의 거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양심 있는 교육자가 비극적인 종말을 고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이 암담한 느낌을 주게 되며, 그것은 우리 전체의 책임일 수도 있다. 모든 교육자는 다시 한번 준엄한 사명감을 되새겨 봐야하며 학부모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 자식만 좋은 학교에 넣으려는 사회 풍조를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사회 풍조 고쳐져야>
▲김남조씨 (여류 작가) 그분의 죽음은 자식의 장래를 사기하는 일부 학부모의 그릇된 사랑과 제자의 앞길을 가로막는 일부 교사의 비뚤어진 사도에 대한 경종이다. 사회의 부조리, 양심의 마비 현상이 어찌 이번 입시 부정뿐이겠는가. 저마다 준엄한 자기 비평을 갖고 거울 같은 정직성을 되찾아야 한다.

<학부모에도 책임>
▲문영한씨 (창덕여고 교장)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소위 일류교에 진학시키겠다는 일부 학부모에게도 일단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
일류교에 입학하는 것만이 일생을 좌우하는 것이 아니란 것을 다시 한번 인식하고 교직자·학부모가 협조해서 다시는 이 같은 불행한 일이 없도록 노력해야겠다.

<부정 교사에 분노>
▲강영숙씨 (서울 서대문구 갈현동·가정주부) 철두철미한 책임감에 대해서는 존경의 마음을 금할 수 없으나 가정에 대해서는 무책임한 일이 아니었는가 싶어 우울하다.
그러나 이번 입시 부정 사건에 진리를 가르치는 교원들이 가담했다는 데는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철저한 책임 규명이 있어야겠다. 일부 학부모들 또한 이번 일을 계기로 깊이 반성해야 할 것이다. 모든 공직에 있는 분들도 사회 부조리를 물리치는데 조금도 인색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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