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새 토산의 맛 도토리국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강원도 인제 산골 토산물 도토리가 국수로 나온다.
도토리는 묵의 원료로만 쓰여왔으나 최종악씨(52·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천도리)가 최근 떫은맛을 빼는데 성공, 도토리국수의 생산을 위한 기업화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최씨는 3년3개월 동안 도토리 연구실험 끝에 떫은맛을 없애고 윤기 나며 졸깃졸깃하게 감칠맛 나는 엷은 흑갈색 국수를 만드는데 성공했다는 것.
최씨에 의하면 도토리의 떫은맛을 재래식으로 빼는데는 아무리 빨라도 l주일 이상 걸렸으나 그나마 완전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토리 가루에 소금을 적당히 배합하면 5∼6시간만에 떪은 맛이 완전히 가셔 밀가루를 조금 섞으면 막국수 이상의 훌륭한 맛을 내게된다는 것.
그렇다고 누구나 이 방법으로 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최씨의 말.
도토리가루와 밀가루를 반죽하는 과정과 열 관리가 비법이라는 것이다.
최씨는 오는 3월 내설악 입구 원통리에 1백30만원을 들여 도토리국수공장을 지어 5월부터는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갈 예정. 최씨가 처음 연구에 들어간 것은 70년10월. 전답 5천여평의 농사를 지으며 산을 오르내리다가 도토리가 쓸모 없이 많이 뒹구는 것을 보고 식생활개선에 이용할 수 없을까 하는데 착안하게 됐다는 것이다.
실험실패 40여회. 드디어 작년 10월 20㎏의 도토리 가루에 소금 한 되를 넣어 짧은 시간에 떫은맛을 완전히 빼낼 수 있게 됐다.
그 동안 실험비용 40여 만원, 소모한 도토리 40여 가마.
최씨는 도토리 전분의 특징은 쉬지 앉아 도토리가루가 섞인 음식은 높은 온도 속에서도 부패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런 점에 착안한 최씨는 도토리 제품 된장·고추장도 연구 중이란다.
산골마음 인제군은 이 도토리 국수를 지방명물로 널리 소개할 방침. 【강원 특별취재반 이량·김광섭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