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의 역사(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2)

중앙일보

입력

디지 딘이 중심을 이룬 카디널스의 1930년대

1926년 혼스비가 이끄는 카디널스는 내셔널리그로 이적한 이후 사상 처음으로 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기쁨을 누렸다.리그에 참가한 이래 무려 34년만의 일이었다.

그리고 카디널스는 월드시리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를 대신하며 아메리칸리그의 신흥 강자로 부상하고 있었던 뉴욕 양키스와 월드시리즈 패권을 놓고 한 판 승부를 벌이게 되었다.

지금의 양키스는 최고의 구단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이 때의 양키스는 화려한 전통과는 전혀 거리가 먼 팀이었을 뿐이었다.1921년에 처음으로 리그 우승을 차지한 이래 1923년,그들의 사상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뤄낸 이후 1926년 카디널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 두 번째로 월드시리즈 패권에 도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당시 양키스의 선발 명단에는 베이브 루스,루 게릭 등 훗날 역사 속에서 영원히 남게 된 슈퍼스타들이 있었으며 이들을 받쳐주었던 토니 라제리를 포함하여 양키스의 중심타선은 가히 살인타선이라 불릴 정도로 무서운 힘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 시즌에 카디널스가 보여준 공격력도 양키스 못지 않았다.카디널스는 내셔널리그 8개의 공격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83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들이 단 한 번도 도루 실패를 경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시즌 중 시카고 컵스와의 트레이드 단행으로 영입했던 39살의 베테랑 우완투수 그로우버 클리블랜드 알렉산더(피트 알렉산더)를 위한 무대에 다름 아닌 시리즈가 1926년 월드시리즈였다.

카디널스는 1차전을 1 대 2로 내주었으나 막강한 공격력과 함께 알렉산더의 호투에 힘입어 2차전을 6 대 2로 이겼다.그리고 3차전은 4 대 0의 완봉승으로 양키스 타선을 무력화시켰다.하지만 4차전에서는 혼자서 3방의 홈런포를 쏘아올린 루스의 활약에 의해 안타수 14 대 14의 타이에도 불구하고 양키스에게 5 대 10으로 패하고 말았다.

이후의 시리즈는 치열한 접전이 계속되었다.5차전은 연장 10회까지 갔으며 승부는 3 대 2의 양키스의 승리로 끝났다.시리즈 전적 2승 3패로 뒤지던 카디널스는 6차전에서 알렉산더의 완투와 레스 벨의 홈런포 등 활발한 타격을 선보이며 양키스를 한 수 지도,10 대 2의 대승을 거두었다.

그리고 마지막 7차전.양키스는 루스가 이번 시리즈 들어 4번째의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분전했지만 승리의 여신은 결국 카디널스의 환희를 선택했다.카디널스가 4회에 집중적으로 뽑아낸 3점이 결승점이 되며 7차전은 결국 카디널스의 3 대 2 승리로 끝났다.알렉산더는 7차전에서는 구원으로 나와 승리를 지켜냈다.

카디널스의 사상 첫 월드시리즈 우승이었던 이 월드시리즈는 혼스비의 처음이자 마지막 월드시리즈 우승이기도 했다.

1928년 카디널스는 짐 바텀리가 93개의 장타를 기록하는 활약을 등에 업고서 자신들의 역사상 두 번째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차지하였다.하지만 그 해 월드시리즈에서는 다시 한 번 만난 양키스의 벽을 넘지 못했다.

단 4경기만에 끝난 이 시리즈에서 루스는 4차전에서 기록했던 한 경기 3홈런을 포함해서 .625의 타율을 기록했고 게릭은 .545의 타율에 9타점을 올리는 대단한 활약을 펼쳤다.이 월드시리즈에서 게릭이 기록한 6개의 안타 중 4개는 홈런이었을 정도로 게릭의 파괴력은 엄청났다.

월드시리즈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하게 2번에 걸쳐 한 경기 3홈런이라는 위대한 역사를 기록했던 루스는 또 하나의 우연함을 만들어 내기도 하였는데 그것은 바로 두 번 모두 카디널스를 상대로 기록했다는 것이며 또한 4차전에서 기록되었다는 사실이다.

1930년 9월 29일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19살의 제이 하나 "디지" 딘은 자신의 빅리그 데뷔전을 치뤘다.하지만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투구를 선보인 딘은 3안타 1실점의 완투승으로 카디널스의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카디널스는 이번에도 월드시리즈에서 필라델피아 애슬레틱스에게 2승 4패로 무릎을 꿇으며 2번 연속 월드시리즈 준우승에 머물렀다.딘은 1932년부터 1935년까지 4년 연속 리그 탈삼진왕을 차지하였으며 1933년부터 1936년까지는 4년 연속 20승 이상이라는 위대한 업적을 기록하였다.

1931년에 디지 딘은 텍사스 리그의 휴스턴에서 전시즌을 보내며 신인으로서 18승을 올렸다.그는 스트라이크 아웃(191개),완봉승(4승),그리고 투구이닝(286이닝)에서 리그 1위를 차지하였다.

배길태 명예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