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건설부문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가 합병해 업계 10위권 대형 건설사가 된다.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엠코는 16일 각각 임시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엠코를 흡수하는 방식이고 합병비율은 1대 0.18이다. 다음 달 27일 각각 주주총회를 거쳐 4월 1일 통합법인으로 출범할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1974년 현대건설의 자회사로 설립돼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액 순위가 54위인 플랜트 전문 건설업체다. 현대엠코는 현대차그룹이 2002년 자동차·제철 등 그룹 공사를 맡기기 위해 세웠다. 지난해 시공능력은 13위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시공능력 순위에선 밀리지만 자산가치가 더 높아 합병의 주도권을 쥐었다.
합병회사 규모는 임직원 5000여 명, 총 매출 5조8000여억원(지난해 기준)에 달한다. 매출액 기준으로 업계 8위에 해당한다. 시공능력 순위도 10위권에 들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의 주력 분야가 달라 합병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설계 분야에 특화된 회사이고 현대엠코는 주택·빌딩·도로 등 건축·토목 부문이 강점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현대엔지니어링의 설계기술력과 현대엠코의 시공·관리능력을 결합하면 세계 플랜트 설계·시공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합병회사와 지난해 시공능력 1위의 현대건설이라는 두 대형 건설사를 거느리게 되는 현대차그룹은 회사별 전문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합병회사는 오일·가스 등 신성장 분야에 적극 진출하고 현대건설은 플랜트·발전·인프라를 강화한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합병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엠코 25.6%의 지분을 갖고 있는 정 부회장의 지분가치가 합병으로 올라가 현대차 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보여서다.
안장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