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풍경|배태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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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04면

풀기 마른 내 손바닥을
두드리는
하이얀 눈송이 하나
어느덧 느린 거북이보다는
껑충껑충 뛰는 토끼이고
싶어라.
시린 등허리를 자꾸 후벼파는
서러운 겨울 바람.
이렇게 날로 변하는 상승과
하강 속에서
내 시력을 아주 감아 버릴거나.
어디론가 던져 줘 버릴거나.
비쩍 마른 손바닥을
괴롭게 구는
저 임종의 눈송이
그놈도 토끼가 되고 싶은
그런 화신의 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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