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박명수 감독은 끝내 울고 말았다. 어깨에 두른 수건은 흥건히 젖어 있었다. 1988년부터 우리은행(옛 상업은행) 코치로 활동하다 2000년에 감독으로 부임했으나 박감독의 경력란에는 '우승'이란 두 글자가 없었다.
감독 부임 첫해엔 준결승까지 올랐으나 삼성생명에 무릎을 꿇었다. 박감독은 "당시 1승을 먼저 거두고도 3연패를 당했다"며 "이번엔 그대로 되갚았다"고 말했다. 지도자로 나선 지 19년 만에 처음 우승 감독이 된 것이다.
-오늘 경기의 승부처는.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감을 가지고 체력으로 밀어붙인 것이 승리한 이유다."
-경기 전에 무슨 주문을 했나.
"'마지막 시합'이라고 얘기했다. 오늘 끝낸다는 생각으로 나왔다. 5차전은 생각도 말고 승부를 내라고 주문했다."
-언제 가장 힘들었나.
"삼성은 6개 구단 중 최강의 선수들이 모인 팀이다. 1.2차전에서 삼성생명의 변칙 수비로 고전했다. 밤을 세워 돌파구를 짜낸 박인규 감독이 대단하다. 변칙수비 때문에 선수들도 부담이 컸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당당한 경기로 위기를 극복했다."
-우승의 동력은.
"명문 구단으로 거듭나라는 구단 측의 지원이 컸다. 구입한 비디오 분석기도 삼성생명의 변칙 수비를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캐칭 선수를 평한다면.
"코트에선 몸을 사리지 않고 집중력도 탁월하다. 내년 겨울리그엔 우리은행에서 다시 뛰게 될 것이다."
백성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