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동호회] 라이거시스템즈 '달라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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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시스템통합업체인 ㈜라이거시스템즈에는 봄이 오기를 학수고대하는 사람들이 있다. 기지개를 펴며 달릴 준비를 하고 있는 이 회사 마라톤 동호회원들이 바로 그들이다.

'달라모' (달리는 라이거인들의 모임) 회원들은 지난해 11월 말에 열렸던 한강시민마라톤 대회 이후엔 석달 동안 겨울잠을 잤던 터라 안달이 났다.

현재 회원수는 여사원 4명을 포함해 모두 19명. 그러나 넘치는 의욕과는 달리 회원들의 달리기 실력은 아직 초보 수준이다. 42.195㎞의 마라톤 풀 코스를 완주한 경력을 가진 회원은 단 1명에 불과하다.그도 그럴 것이 달라모는 지난해 10월 출범한 새내기 동호회이다.

동호회장인 박찬정(34)과장은 "나도 처음에는 장거리를 달리는 것에 겁도 나고 자신이 없었지만 회원들 서로 격려하고 같이 뛰면서 달리기를 즐기는 법을 깨달았다"고 털어놨다.

달라모의 올 목표는 회원 모두가 마라톤 풀코스에 도전하는 것이다.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마라톤 시즌에 매월 한 차례씩 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회원들은 각자 개인별로 몸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평일에는 헬스장의 러닝머신에서 땀을 흘리고 있고 운동기구를 사용해 기초체력을 다지고 있다.

그러나 동호회 결성 목적인 친목 도모도 빼 놓을 수 없는 법. 회원들은 한달에 한번 꼴로 만나 맥주잔을 기울이며 인생살이나 달리기를 안주삼아 이야기꽃을 피운다.

박과장은 "우리 모임에는 달리기에 소질이 없거나 자신감이 없어도 누구나 동참할 수 있다"면서 "만사를 훌훌 털고 야외를 내달리는 재미는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를 것"이라고 마라톤 매니어가 다됐다.

달라모 회원들은 다음달 열리는 '2003년 IT 마라톤'에 단체로 출전등록을 했다. 대다수가 풀코스를 완주하지는 못하겠지만 싱그러운 봄기운을 받으며 동료들과 함께 뛴다는 생각에 벌써부터 회원들의 가슴은 부풀어 있다.

유권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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