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인기 끄는 「동창생 대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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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켄트(미 오하이오주)이성형 통신원】졸업생들이 여름휴가를 모교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동창생대학」이라는 색다른 「프로그램」이 미국 대학가에 등장, 차차 인기를 얻고 있다.
이「프로그램」은 동창생들에게 그들의 휴가를 조용한 모교의 교정에서 보내면서 애교심을 기르게 하고 잠시나마 학구적 분위기에 젖을 기회를 주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여름방학을 이용, 각 대학의 동창회에서 주관하는 이 동창생 대학은 대개 1주일의 기간으로 주로 부부 동반한 참가자들을 기숙사에 들게한다. 오전에는 「세미나」를 열고 각 분야의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매일 해당 교수들이 주제를 발표한 뒤 참가자들이 모두 자유로운 토론을 한다. 오후에는 각종 오락과 운동, 음악회나 연극관람, 또는 「피크닉」과 「파티」 등으로 즐거운 시간을 갖게 한다.
학교에 따라 이름이 조금씩 다른 이 「프로그램」은 몇몇 대학에서는 오래 전부터 시도해 온 것인데 최근에 많은 대학들이 이 「아이디어」를 개발, 크게 성공을 거두고 있다. 어떤 대학은 5년 전 시작할 때는 불과 3명이 참가했는데 올해에는 2백 여명이 참가하는 대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이런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원대한 이유중의 하나는 해마다 심각해지는 학교의 재정난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많은 대학들이 동창생들로부터 보다 많은 「헌금 받기 운동」 을 벌이고 있는데 「동창생 대학」 같은 「아이디어」는 이런 운동을 뒷받침하기에 안성마춤이기 때문이다.
이유야 어쨌든 대부분의 참가자들은(특히 나이든) 잠시나마 모교에 돌아와 옛날의 추억을 회상하고 학구적인 조용한 분위기를 즐기는데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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