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300-300 욕심 … 마흔까지 MLB서 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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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1억 달러 사나이’ 추신수(31·텍사스)가 금의환향했다.

 추신수는 30일 부인 하원미(31)씨, 아들 무빈(8)·건우(3), 딸 소희(2)와 함께 귀국했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장에는 200여 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약 1380억원)에 계약한 뒤 지난 28일 입단식에 참석하고 온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텍사스가 마음속에 있었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계약 전 약 10개 팀에서 관심을 표했다. 나중에 3개 팀이 적극적이었는데 텍사스가 가장 열성적이었다. 또한 텍사스는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라며 “양키스라고 해서 꼭 뛰어야(가야) 하는 건 아니다. 양키스는 계약 제시 후 생각할 시간을 단 하루도 주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텍사스와 계약 직전 미국 언론은 “추신수가 양키스가 제시한 7년 1억4000만 달러(약 1478억원)를 거절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계약 후 추신수는 부부가 함께 눈물을 흘린 사연을 공개했다. 그는 “(원정경기를 다니느라) 산후조리 한 번 못해줘 아내에게 너무 미안했다. 텍사스를 택할 때 가족이 편하게 거주할 수 있느냐를 고려했다”며 “계약을 하자 미국에서 보낸 지난 13년이 5분처럼 짧게 스쳐 지나갔다”고 말했다.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까지 몇 차례 위기도 소개했다. 2011년 6월 25일 당시 샌프란시스코 소속이었던 왼손투수 조너선 산체스(31)의 투구에 왼 엄지를 맞아 골절상을 입었다. 추신수는 “이후 왼손투수 투구에 대한 공포심이 커졌다. 정신과 상담까지 받았을 만큼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극복하기 어려운 난관에 부닥칠 때마다 가족을 생각했다. ‘내가 여기서 물러서면 우리 가족이 바깥에 나앉는다’고 생각하며 자신과 싸웠다”고 털어놨다.

 성공적인 계약을 했지만 추신수는 “내 성적에 100% 만족 못한다”고 했다. 내셔널리그 1번 타자로는 역대 첫 20홈런-20도루-100득점-100볼넷을 달성한 그는 “300차례 출루(안타 162개, 볼넷 112개, 몸 맞는 공 26개)를 달성한 게 가장 보람 있다. 그러나 타율 3할을 치지 못한 것(0.285)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될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몇 명의 선수밖에 달성하지 못할 기록을 남기고 싶다. 올 시즌으로 통산 104홈런-105도루를 기록했는데 마흔 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며 200홈런-200도루, 300홈런-300도루 기록을 욕심내겠다”고 밝혔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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