開戰 늦어지자 날씨 '복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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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유엔 내 입씨름으로 미국의 이라크전 개전 시기가 지연되면서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기상조건이 미국을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AP 통신은 13일 "이라크와 쿠웨이트 국경지대에 대기하고 있는 미국.영국의 병사들은 벌써부터 숨막히는 더위와 사나운 모래 바람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더위와 함께 맹렬한 모래폭풍이 밀어닥쳐 병사들은 막사가 날아가지 않도록 모래주머니를 쌓고 군사장비에 겹겹이 필터를 씌우는 등 '날씨와의 전쟁'에 돌입했다.

본격적인 더위는 앞으로 6주 정도 지나야 시작되지만 이미 걸프지역의 기온은 섭씨 30도에 육박하고 있다. 7, 8월에 접어들면 사막지역은 최고 49도까지 기온이 치솟는다.

시속 60~1백㎞에 달하는 모래 바람도 복병이다. 바람이 강해지면 첨단 미사일이나 폭탄의 비행궤적이 영향을 받거나 정밀 유도 기능이 마비될 가능성도 있다.

일부 군사전문가들은 "모래 바람과 뜨거운 기후에 갇히면 베트남전처럼 장기전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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