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베팅 대신 실리베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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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월드컵이 열릴 때마다 베팅업체의 배당률은 경기 결과를 점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베팅업체의 배당률은 금전이 오가기 때문에 극도로 냉정하고 객관적이어서다. 한국의 스포츠 베팅 문화도 점점 이 같은 추세로 바뀌고 있다. 얼마 전까지는 무작정 한국의 승리를 점치는 ‘애국 응원 베팅’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라졌다. 실리 베팅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6월 18일 열린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한국과 이란전을 대상으로 한 스포츠토토 매치 5회차. 울산에서 열린 한국의 홈경기였지만 7만269명의 참가자 중 무려 5439명이 전반전 0-0 무승부, 최종 결과 0-1 패배를 정확하게 맞혔다. 한국 대표팀 내부 갈등설과 반드시 승리해야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릴 수 있었던 이란의 상황 등을 정확히 분석해 결과를 맞힌 참가자는 10.5배의 적중금을 받았다.

 10월 12일 열린 브라질과 친선 경기에서도 현실적인 실리 베팅이 또 한번 적중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한국은 기성용(24·선덜랜드)·손흥민(21·레버쿠젠)·이청용(25·볼턴) 등 내로라하는 간판 스타가 모두 출전했다. 이날 한국은 전·후반 각각 한 골씩 내주며 0-2로 패했고, 6만5737명의 참가자 중 4686명이 결과를 맞혔다.

 두 경기를 포함해 올해 축구 대표팀을 대상으로 한 축구 토토 매치는 모두 12차례 발행됐으며 2만7311명의 적중자가 나왔다. 적중자가 가장 적게 나온 경기는 0-4로 패한 크로아티아전이었다. 고작 467명만 적중시켜 배당률은 70.8배까지 뛰었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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