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가 미국서 태어났다고?" 그라운드의 독설가 스캇, MLB서 SK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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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선수 중 현직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할 수 있는 강심장이 얼마나 있을까. 불가능할 것 같은 일을 현실로 만든 선수가 있다. 내년 시즌부터 SK 와이번스에서 뛰게 될 루크 스캇(35·사진)이다.

 19일 SK는 1루수·외야수인 스캇을 총액 30만 달러(계약금 5만 달러·연봉 25만 달러)에 영입했다고 밝혔다. 스캇은 올 시즌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타율 0.241·9홈런·40타점을 기록한 현역 메이저리거다. 9년간 통산 145개의 홈런을 쳤고, 마이너리그에서도 121홈런을 기록한 강타자다. 2011년 볼티모어 소속일 땐 연봉이 640만 달러(68억원)까지 올랐다. 올해 연봉은 275만 달러였다. 하지만 타격 실력만큼 관심을 모으는 건 그의 ‘입’이다.

 스캇은 볼티모어 시절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라이벌인 보스턴 레드삭스 팬들을 향해 ‘거만하다(Just their arrogance)’고 말했다. 정부를 비판해 구설수에 오른 적도 있다. 스캇은 2010년 2월 “몇 사람의 실수 때문에 모든 사람이 대가를 지불할 필요는 없다”며 총기 보유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정부는 총기 보유 규제 움직임을 보였다.

 그해 10월에는 더 큰 사고를 쳤다. 오바마 대통령의 출생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나는 오바마가 미국에서 태어났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고 스캇은 말했다. 당시 공화당 대선주자로 거론된 도널드 트럼프도 “오바마는 미국이 아니라 케냐에서 태어났다”고 주장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오바마는 2011년 4월 기자회견을 열고 출생 확인서를 공개했다. 하지만 스캇은 한 달 뒤 캔자스시티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00달러만 있으면 출생신고를 위조할 수 있다.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며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SK 홍보팀의 김성용 매니저는 “스캇은 사회공헌 활동도 많이 하고, 자기 계발에도 충실한 선수”라며 “무엇보다 성격이 좋 다. 동료들에게 인기도 많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배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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