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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인 '자산관리 여행' 하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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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황 혁
신영증권
리테일사업본부 담당이사

재미있는 퀴즈가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은 무엇일까.

 자동차? 또는 기차? 기차보다는 비행기? 이미 답을 알고 있는 사람도 많겠지만 문제의 답은 교통수단이 아니다. ‘좋은 말벗과 함께 가는 것’이 그 답이라고 한다. 기술의 진보로 더 빠른 교통수단이 생겨나겠지만 마음이 통하는 말벗과 함께 가는 여정에 비할 수는 없다는 의미다.

 만약 ‘성공적인 자산관리’를 위에 말한 여행길에 비교해본다면 어떨까. 성공적인 자산관리는 도착하고자 하는 목적지가 될 것이고, 기차나 비행기는 금융회사, 그리고 말벗은 자산관리자가 될 것이다. 자동차나 기차를 타고 목적지를 향해 가는 것처럼 투자자(여행자)는 은행·보험사·증권사 등 금융회사를 선택하고 자신의 자산을 형성하고 키워나간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성공적인 자산관리를 보장할 수는 없다. 자산관리라는 여정은 경제활동을 하는 시간과 은퇴 이후의 시간까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필요한 여행이고, 그 과정에서 예측하기 힘든 경제적 사건이 무수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공적인 자산관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자자의 투자성향과 위험수준을 잘 이해하고, 원하는 기대수익과 목적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좋은 말벗’, 즉 금융조력자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떤 금융조력자와 함께해야 할까. 여행 경험이 많은 길잡이가 여행길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비할 수 있듯, 오랜 경험과 금융 전문성을 갖춘 자산관리자는 투자자의 투자성향과 위험수준을 잘 이해하고, 그에 알맞은 금융솔루션을 제공해 줄 수 있다. 고객을 잘 이해한다는 것은 고객이 알 수 없는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을 낮춘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한 명의 길잡이보다 여러 명의 길잡이가 많은 여행정보와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듯, 가능하다면 다양한 금융 분야에 전문지식을 갖춘 팀(조직)이나 금융조력자들을 만난다면 더욱 균형 잡힌 자산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을 줄이고, 점점 다양하고 세분화되는 금융시장에서 새로운 투자 정보를 얻는다면 적정한 자산관리의 여정을 이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여행을 떠나는 투자자(여행자)의 마음가짐도 자산관리자를 고르는 일만큼 중요하다. 열린 마음으로 여행길에 나설 때 생각지 못했던 귀한 경험을 얻게 되듯이 자산관리의 여정을 시작하는 투자자는 자신의 투자 성향과 가계 상황 등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보여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번 목적지를 결정했다면, 도착하는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인내하는 마음도 가져야 한다. 예측하기 어려운 시장환경에서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 투자자의 마음가짐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동행(同行)은 같은 방향을 향해 함께 길을 걷는 것을 말한다. 나를 잘 알고 마음이 통하는 ‘좋은 말벗’, 금융조력자와 함께 가는 것이 성공적인 자산관리를 위한 아름다운 동행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황혁 신영증권 리테일사업본부 담당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