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뇨와 보온의 한약재 부자|서울대 최형종씨 약리학적 실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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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방에서 진통·강심·이뇨·보온 등을 목적으로 즐겨 처방하는 부자의 약리학적 실험결과가 최형종 박사(서울대농대 수의학과) 에 의해 밝혀졌다.
부자가 한방에서 약재로 이용된 것은 서기 1백∼2백년쯤이지만 그 주성분이「아코니틴」계의「알칼로이드」라고 밝혀진 것은 1938년 독일의「게거」와 「헤세」에 의해서였다. 그러나 다른 생약 재와 마찬가지로 치료제로 광범위하게 이용되면서도 부자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우리네 한방풍토에 자극을 주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부자의 약리학적 연구를 시도해 보았다고 최 박사는 연구동기를 밝힌다.
다음은 최 박사가 발표한『부자가 가토의 혈액성분, 간 기능 및 조직 혈 량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요약한 것이다.
평균체중 1.75kg의 한국산 가토 21마리를 3「그룹」(대조군·1g군·5g군)으로 나누어 시판 부자를 30분간 끓인 후 그 즙을 냉동 건조시켜 만든 분말을 1g군과 5g군에 42일 동안 매일 체중 kg당 0.1g과 0.5g을 각각 투여했다.
부자를 투여한 후 12일, 18일, 24일, 30일, 그리고 42일에 각각 혈액을 채취하여 혈액성분, 간 기능 및 조직 혈 량을 측정한 결과 부자가 이뇨와 보온에 특이한 효능을 발휘함이 인정됨과 동시에 많은 양을 장기간 투여하면 조혈기능에 다소 장해를 주며 간 기능을 저하시키는 등 독 작용도 관찰되었다.
즉 부자 투여 후 24일까지는 적혈구를 비롯하여 혈색소나「헤마토크릿」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으나 30일과 42일째는 감소하는 결과를 보였으며 백혈구는 반대로 증가했다. 이는 조혈 장해를 의미한다.
한편 1g군에서는 간 기능에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5g군에서는「알칼라인·포스파테이즈」가 현저하게 증가하고 요산이 꽤 감소하는 결과가 관찰되었다. 이는 부자의 다량투여로 간 실질이 파괴되어 기능부전이 초래되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조직 혈 량도 대조 군에 비해 1g군에서 눈에 뛸 만큼 증가하고 있는 양상을 보여 심부 장기의 염증성 울혈 시에 부자가 금기라는 종래의 주장을 충분히 입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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