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한편 썼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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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신년을 맞이했다하여 뭐특별한 설계를 세워가지고 있을리도 없으며 그저 남들이 살고 있는데로 그렇게 살고 견뎌려고 해볼 뿐이다. 소설 쓰는 자로서 말해본다면 물론 계속 소설을 쓸수 있게 되기를 바라며 장렴소설을 써보고자 준비하는것도 있지만 문학속으로 도피한다고나 할까, 문학 자체만의 고지를 자기 일방으로 고집부리는것의 어리석음을 깨닫고있다. 먼저 1973년의 역사적인 1년이 되지 말고 그저 평범한 1년이 되기를 바란다. 가령 1990년께의 국민학교 학생이 1973년을 암기해야만 할 그러한 역사적사건이 이해에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는말이다. 어째서냐면 1973년은 1973년을 사는 사람들이 말끔히 소유할수 있었으면 하기 때문이다. 후세의 사람들이 만약에 1973년을 기억하게 된다면 그것은 1973년을 사는 우리가 이 1년을 덜 사랑하면서 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되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1973년은 한국 축구가 발전하기를 바란다.
어떻게하면 축구가 발전할수 있을까. 축구선수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축구「볼」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축구「볼」은 끊임없이 차이고 밟히고 날고 굴러다니고 나뒹굴어져야 한다. 축구「볼」이 잠시도 쉬지않고 그렇게 시달릴수록 축구경기는 잘돼 나갈 것이다. 그러니까 내말은 1973년도의 축구선수들과 아울러 제축구「블」들의 건투를 빈다는 뜻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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