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미결이 유발한 확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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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김영희 특파원】미국의 전면 북폭 재개는 월맹의 양보를 얻기 위한 강력한 마지막 카드로 추측된다.
지금 관심의 초점은 하노이 반응이다. 일부 관측자들은 공산측이 『눈에는 눈으로』의 태도로 거사반격을 춰함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한다.
이런 관측은 지난 16일 키신저가 기자회견에서 말한 휴전을 전후한 공산측의 대규모공세 준비설을 바탕으로한 것이다. 키신저는 공산측이 휴전 며칠 전에 공세를 취하여 휴전성립 후 수주일까지 계속할 준비를 하고있다는 사실이 지난 10월말에 밝혀졌다고 말한바 있다.
이번 북폭 재개를 닉슨의 또 하나의 도박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이제 평화협상은 원점으로 되돌아갔다고 비관하는 사람도 있다.
공산측의 반응여하에 따라서는 큰 도박일 수도 있다. 그리고 이번 조치가 닉슨의 압도적인 득표에 의한 재선 직후에 단행되었다는 점에서도 과감한 도박의 성격을 띤 것 같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닉슨은 이마 안정판을 마련해 놓고 있다.
미국은 지금 중공·소련을 통한「하노이 견제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글러 백악관 대변인이 『평화협상을 위한 길은 넓게 열려있다. 우리는 이 분쟁의 조속한 타결을 바라고 있다』라고 강조한 것도 이번 북폭의 한정된 목표를 설명한다.
16일 키신저-토 회담이 원점으로 돌아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키신저는 『아니다. 99%는 완료되었으나 완전타결까지는 또 한가지 결정만 남았다』고 말했는데 미국은 북폭 재개를 통해 월맹에 군사적 압력을 가해도 이미 성립된 99%의 합의는 다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을 하는 것 같다. 키신저가 말하는 『한가지 결정』은 물론 하노이측의 양보를 말한다.
미국은 월맹에 대한 군사압력과 함께 월남에 대한 외교적 압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 주목된다. 백악관은 알렉산더·헤이그의 동남아방문 목적이 평화협상실패 경위를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소식통들은 헤이그의 사명이 티우에게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믿고있다.
특히 평화협상이 성공의 문턱에서 실패한 원인의 하나가 티우의 반대 때문이라는 점에서 미국으로서는 공산측에 대한 군사적 압력을 월남아 대한 외교적 압력과 병행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다.
이제 미 행정부 관리들 그리고 이른바 전문가들도 월남 평화가 언제 실현될 것인가를 예언하기를 꺼리게 되었다. 바로 눈앞에 평화가 다가선 것 같아 손을 뻗쳐 그것을 잡으려고 하면 살짝 빠져나가는 것이 소위 월남평화의 정체 같다.
【사이공 19일 로이터합동】미군기들이 19일 전면 북폭을 재개함에 따라 그동안 소강상태를 유지해오던 월남지상전에서는 쾅트리를 중심으로한 월맹북부지역과 중부고원지대에서 치열한 전투가 재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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