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조절위의 발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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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지난 30일부터 남북조절위원회가 정식으로 구성되어 발족함으로써 동위원회는 새로운 국면을 띠게 되었다. 이는 2박3일에 걸쳐 서울에서 열린 남북조절위원회 제3차 공동위원장회의에서 거둔 큰 성과이다.
남북조절위원회의 기능과 구성방법은 지난 11월초의 제2차 공동위원장회담에서 합의했던 것이다. 다만 어떤 인사들로 구성될 것인지가 그 동안의 관심사였으나 쌍방 위원들은 지금까지 2, 3차 회동한일이 있어서 생소한 사이는 아닐 것이다.
이제 남북조절위원회가 구성·발족됨으로써 남북간의 대화는 그 통로를 정상화하게 되었다. 처음 대화가 시작됐을 때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 것인지의 막연한 점도 없지 앉았으나 대화를 거듭할수록 벽돌장을 쌓듯이 한걸음씩 전진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다행한 일이다.
앞으로 남북대화에 있어서 남북조절위원회의 위치는 매우 중요하다. 남북간의 정치·경제·군사·외교·문화 등 모든 중요문제는 바로 이 조절위원회에서 다루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에 관계하는 당사자들의 사명 또한 중대한 것이 있다.
그러나 남북대화의 당위성과 개연성과는 달리 현실적으로 남북간에 직면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남북간에는 서로 엄청나게 상이한 사상과 정치체제를 바탕으로 하고있을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서로 만나보지 못한 결과로 생긴 남북사이의 오해와 불신 또한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서의 해결의 자세와 순리는 자명한 것이 있다. 우선 서로의 차이점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화를 계속함으로써 하나하나 공통점을 발견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위해 쌍방은 인내 있게 성실한 태도로 대화를 이끌어 나가야할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또한 남북간에는 현재 차원을 달리한 남북적십자회담이 진행되고있다. 인도주의문제를 해결하는 적십자회담은 정치문제 이전의 문제로서 남북간의 대화에 있어서 이것을 우선적으로 해결하여야 할 것이다. 특히 남북적십자회담은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나 보편 타당한 인도주의원칙에 따르면 그 해결이 결코 어려운 것은 아니다.
7·4공동성명에서는 온 민족의 거대한 기대 속에 진행되고있는 남북적십자회담이 하루빨리 성사되도록 적극 협조하는데 합의한바 있다. 이 기회에 다시 한번 적십자회담도 조속히 성공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바라고 싶다.
끝으로 이미 통일을 위한 정신적인 일대개혁이 단행되고있거니와 그 정신에 따라 남북대화에 대한 국민적 성원을 아끼지 말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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