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더스트리얼·디자이너」회 창립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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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기계문명에 의한 공업제품을 보다 편리하고 즐거운 것으로 꾸미기 위한 미술인들이 한국「인더스트리얼·디자이너」회란 특수한 「그룹」을 처음으로 만들었다. 서울대미대 민철홍 교수를 중심으로 부수언 이순혁 김길홍 배천범 안종문 민경우 최대석 김철수씨 등 9명. 우리 나라에선 이제 막 개척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그 구성원이 30대 혹은 20대도 있지만 역시 중견의 역할을 하는 이들이다.
이들은 이번 그 출발을 계기로 창립전을 마련했다. (11월28일∼12월3일 신세계백화점문학관) 각 회원이 3점씩 출품하였는데, 대체로 우리사회에서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소품류에 착안해 도안과 모형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음료분수기」「자루 의자」「눈 스케이트」 「영사환등기」「저울」「재봉틀」등.
이런 공업「디자인」은 공업계가 직접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는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또한 그에 의한 장품이 수요자의 일반적 기호와 경제수준에 부합되는 것이 못될 때도 실효를 거두지 못하기 마련이다.
물론 우리 나라가 서두르고 있는 산업발전은 단순한 기계조립만으로 국제시장에 뻗어 나갈 수 없으며 이런「디자이너」들의 창조적 활동을 통해 우리의 생활환경도 보다 순화하고 미화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아직 공업계의 수용태세가 갖춰지지 못한 우리 나라 실정에서 이들 공업「디자이너」들의 노력은 결코 수월한 것은 아니지만 매우 보람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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